"버려지는 산업유산 지켜야"…40년 역사 품은 국내 최대 규모 산업역사박물관 문 열어

【 앵커멘트 】
빨라진 발전 속도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근현대 산업유물들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 안산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산업역사박물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한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커다란 바퀴에 높은 차체. 투박한 외형까지.

1980년대 근로자들을 태우고 안산 반월공단 곳곳을 누비던 버스가 그대로 복원됐습니다.

대우버스의 전신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새한버스의 BF101모델로 당시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된 버스입니다.

미얀마로 수출된 버스를 역수입한 뒤 복원작업을 거쳐 지금은 박물관에 전시됐습니다.

최근 문을 연 안산 산업역사박물관은 수도권 최대 산업단지인 반월·시화국가산단은 물론 우리나라 산업 역사 전반을 담았습니다.

박물관에는 1950년대 부터 대부도 염전에서 실제 소금을 날랐던 소금열차 등 500여 점의 근현대 산업 유물들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이제 국내에는 3개 밖에 남지 않은 목재 솜틀기 역시 50년 넘는 세월이 지났음을 체감케 합니다.

급속한 발전과 함께 빠르게 사라지고 잇는 근현대 산업유물에 대한 보존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경기도에서 처음 생긴 산업역사박물관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안산시는 박물관 개장을 위해 지난 10년 간 산업 관련 유물과 자료 1만여 점을 수집했습니다.

▶ 인터뷰 : 이수빈 / 안산 산업역사박물관 학예사
- "과거에 우리를 발전시켰고 우리를 변화시켰던 일상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더 돌아보고, 그런 부분들을 가치 있게 모아서 연구하고 전시를 통해서 보여주는 장소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습니다."

박물관은 산단의 배후도시로 시작해 산업화와 함께 발전한 안산의 도시특성도 잘 보여줍니다.

단순한 역사 뿐 아니라 지역민의 이야기를 담아 산단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역할도 기대됩니다.

▶ 인터뷰 : 이수빈 / 안산 산업역사박물관 학예사
- "안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들의 세대가 해왔던 과정들에 대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새롭게 느끼는 그런 과정이 산업역사박물관을 통해서 앞으로 보여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물관은 오는 7월 본격적인 개관을 앞두고, 현재 사전예약을 통한 시범운영이 한창입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계속해서 사라져가고 있는 근현대 산업유산.

빨라진 도시 개발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산업역사박물관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한웅희입니다.[mkhlight@mk.co.kr]

영상 : 박현성 기자[mkph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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