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으로 올해 세계 무역 성장세가 반토막나고,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증가도 정체될 수 있다고 세계무역기구(WTO)가 11일(현지시간) 전망했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가 개별 블록으로 해제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WT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막대한 인도적인 위기를 불러왔을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시뮬레이션 모델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올해 글로벌 무역 성장률은 작년 10월 WTO의 예상치인 4.7%의 거의 절반인 2.4%에 그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WTO는 "이번 위기가 글로벌 GDP 성장을 0.7∼1.3%포인트까지 낮춰 일부 지역의 올해 성장률은 3.1%∼3.7%에 머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WTO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글로벌 무역과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두 나라가 식품과 에너지 같은 필수품의 중요한 공급원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분석 결과를 내놨습니다.

WTO는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수출품의 주요 행선지인 유럽에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파가 가장 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또한, 곡물과 기타 식량 출하가 줄면서 농산물 가격이 치솟아 가난한 지역의 식량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WTO는 장기적으로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서로 다른 블록으로 해체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봤습니다.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제재로 주요 경제권이 상품 생산과 무역에 있어 더 높은 수준의 자급자족을 달성하려 하면서 지정학적인 요인에 따라 세계 경제가 '디커플링'(분리)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 블록이 정식으로 출현하지는 않더라도 개별적 주체들이 공급망을 재설정함으로써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WTO는 예측했습니다.

WTO는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경제에 특히 혹독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런 흐름은 경쟁을 제한하고, 혁신을 억압함으로써 글로벌 차원에서는 장기적으로 GDP가 약 5%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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