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국제사회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을 제재하기로 한 것은 푸틴의 족벌주의적이면서 부패한 모습을 러시아 국민에 폭로하는 효과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습니다.

가족에 대한 제재는 우선 제재의 표적이 가족과 친척의 이름으로 빼돌린 재산까지 압류함으로써 그 표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쓰입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푸틴 대통령의 자산 중 일부는 두 딸 등 가족들이 관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 백악관은 푸틴 대통령의 두 딸을 제재 대상에 포함한 이유에 대해 "푸틴의 자산 가운데 상당 부분이 가족들 이름으로 은닉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두 딸을 특정한 이번 제재에는 더욱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의 스티븐 피시 정치학 교수는 이번 제재가 다른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제재에 비해 푸틴 대통령이 유지해 온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떨어트리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재산을 가족 이름으로 숨겨뒀다는 사실이 공개돼 지도자의 부패하고 족벌주의적인 면모가 함께 드러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피시 교수는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정권이 현대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이길 바란다"면서 "현실이 이런 바람과는 반대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전략은 좋은 구상이라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만큼 러시아 내부에서 권력층에 대한 반감을 확산시키려 푸틴 대통령 외에 정권 고위 지도부 인사의 자녀에게도 제제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로 이번에 미국 등 서방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아내인 마리아 라브로바나(56)와 딸 예카테리나(40)도 제재 명단에 추가했습니다.

지난달 11일에는 크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의 아내와 두 자녀에게도 제재가 내려졌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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