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으나 러시아와 긴장 고조를 우려해 이를 숨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 방송이 현지시간으로 5일 보도했습니다.

CNN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극초음속 공기흡입 무기체계(HAWC)'로 불리는 이번 미사일 시험이 지난달 서해안 외곽에서 전략폭격기인 B-52가 발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HAWC는 부스터 엔진이 일정 수준까지 속도를 높이자 공기 흡입 방식의 스크램제트(Scramjet)가 발화되면서 최소 마하(음속) 5 이상으로 날아갔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으나 이 미사일이 고도 6만5천피트(약 20Km) 이상, 거리 300마일(약 500km) 이상을 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지난해 9월 HAWC 시험에 처음으로 성공한 바 있으며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이번 시험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탄약고를 목표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주장한 지 며칠 뒤에 진행됐습니다.

미국이 이번 HAWC 시험을 진행했을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순방 일정에는 폴란드 방문도 포함돼 있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곳에서 우크라이나 외무·국방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최근 HAWC 시험 성공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러시아를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고 CNN은 분석했습니다.

러시아와 긴장을 불필요하게 고조시킬 수 있는 언행을 피하려고 그동안 취했던 노력의 연장선이라는 의미입니다.

미국은 지난달 초 연기했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3의 시험을 지난 1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또 최근 3억 달러(약 3천500억 원) 규모의 안보 지원시에만 특정 무기와 시스템을 나열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무기·장비의 세부 항목 공개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입니다.

다만 러시아와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시험 성공으로 미국이 미래에 군사적으로 중요한 기술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심화하자 이들 무기를 다시 강조하고 있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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