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성성물빛호수공원 '습지 파괴' 난개발 논란…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 서식 확인

【 앵커멘트 】
천안시 도심지역에 있는 한 호수에서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저어새가 발견됐습니다.
호수 안에 있는 습지구역을 찾은 것인데 최근 이 습지 바로 앞에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면서 생태계 파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손세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충남 천안에 위치한 성성물빛호수공원 내 습지구역에서 멸종위기인 천연기념물 노랑부리저어새가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도심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철새로 옛 업성저수인 이곳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이 호수에 원앙과 큰고니 등 천연기념물은 물론 금개구리와 같은 60여종의 보호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8년 천안시와 농어촌공사가 공원조성사업으로 수변공간 산책로를 만든 데 이어 최근 39층 높이의 대단지 아파트 개발사업인 업성1·2 지구 개발이 추진되면서 습지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손세준 / 기자
- "천연기념물 서식지인 이 수변공간은 보행자 데크가 만들어지면서 양 옆으로 단절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단절된 수변공간 양 옆으로도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적정 공간도 없이 호수 바로 앞에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는 것인데, 고층아파트로 인해 새들의 비행에 문제가 생기고, 광범위한 조명 설치에 따른 서식지 파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기에 현재도 엉망인 수질 관리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환경단체들은 수변공간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합니다.

▶ 인터뷰 : 최병성 /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 소장
- "이렇게 소중한 생태적으로 환경적으로 좋은 곳에 아파트가 이 저수지를 둘러서 들어서고 있는데요. 철새들에게도 재앙이고 도시인들의 쉴 곳을 잃어버리는 파괴적인 난개발이다. (아파트가) 수변으로부터 뒤로 물러서고 이곳은 철새와 사람들의 공간으로서 잘 가꾸고 보전해가는 것이 옳다."

또 천안시민 모두가 이용하는 수변공원 산책로와 자연경관을 특정 개발업자가 독점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지역 여론도 술렁이는 상황.

천안시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뒤 관계 기관과 협조해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천안시 도시계획과 관계자
- "철새 서식지라든지 이런 부분은 협의사항에는 없었고요. 다만 해소방안이나 이런 부분을 금강유역환경청하고 협의를 통해서 진행을 하겠죠. 법상 소규모환경영향평가는 사업승인 전에 하게 되기 때문에 통상 (도시개발)구역지정 이후에, 실시계획인가 전에 협의하게 돼있어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발구역 지정 이전에 자연습지 보전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매일경제TV 손세준입니다.[mkssejun@mk.co.kr]

영상 : 최연훈 기자 [mkcyh@mk.co.kr]
드론촬영 : 임재백 기자 [mkmookhi@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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