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벌인 전쟁이 몇 주가 넘어가도록 계속될 수 있다고 미 국방부 대변인이 31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변에 배치됐던 러시아군 병력이 동부 돈바스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은 관측을 내놨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키이우 주변의 병력을 재편성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아예 전장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재배치하려는 의도로 보이며 이에 따라 전쟁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가 키이우 함락에 일단 실패한 데 따라 주변에 배치됐던 병력의 20%가량을 전선에서 이동시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어디로, 얼마 동안, 어떤 이유로 이동하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 "다만 이들이 집으로 간다는 정황은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병력이 벨라루스 등지로 이동해 재정비를 거친 뒤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돈바스가 재배치 후보지 중 한 곳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친러시아 지역인 돈바스에선 8년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 분쟁이 이어졌고 우크라이나군도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전쟁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커비 대변인은 내다봤습니다.

커비 대변인은 "한동안 질질 끌 수 있다. 며칠 또는 몇 주라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이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우리는 현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그때그때 유동적인 결정을 내리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커비 대변인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최정예 제82공수사단과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를 각각 유럽과 지중해에 한동안 더 두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남부와 동부 돈바스가 여전히 극도로 힘겨운 상황이며, 특히 러시아의 포위 공격으로 초토화된 마리우폴 주변으로 적군이 증강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에 대해 "불태우고, 약탈하고, 공격하고, 살인을 작정한 괴물"이라고 맹비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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