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통학로 없애고 공사 출입구"…동탄~인덕원선 환기구 신설 '탁상행정' 논란

【 앵커멘트 】
경기 화성과 안양을 잇는 복선전철 동탄~인덕원선이 착공을 앞두고 탁상행정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하나뿐인 통학로에 공사 출입구를 계획한건데, 주민들은 안전대책이 마련될 때 까지 공사를 할 수 없다며 집단 행동에 나섰습니다.
한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도로.

왕복 2차선 도로 옆 좁은 인도로 주민들이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습니다.

폭이 1m 남짓한 인도는 아이들의 유일한 통학로입니다.

문제는 지난해 10월 도로 인근에 동탄~인덕원선 9공구 12번 환기구가 신설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작됐습니다.

▶ 스탠딩 : 한웅희 / 기자
- "아이들의 통학로로 이용되는 좁은 인도입니다. 시공사 측은 이 인도의 20m가량을 잘라내 공사 출입구로 사용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기존 계획에 없던 12번 환기구는 동탄~인덕원선 흥덕역 신설과 함께 추가됐습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공사 시작을 불과 보름여 앞두고 주민들에 해당 내용을 통보했습니다.

학부모들은 협소한 도로에 덤프트럭 등 대형 공사차량이 다닐 경우 안전사고는 불 보듯 뻔하다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성윤희 / 학부모
- "여기 인도 중간이 잘리고 아이들이 공사판으로 변한 곳을 이제 통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통학을 하다가 혹시나 대형 공사차량에 치여서 사망하거나 크게 다칠까봐 그게 제일 염려되는 거죠."

주민들은 "현장을 한 번이라도 확인했다면 이곳에 공사 출입구를 만들 생각을 할 수 없다"며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문제를 제기해도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똑같은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국책사업이라는 폭력 앞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윤희순 / 주민대책위원장
- "저희가 아무리 민원을 제기해도 국책사업은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답변을 저희가 처음에 받았고요. 아이들의 통학로가 안전 보장이 되지 않고요. 이곳에서 만약 공사가 진행되면 아이들이 오고 갈 수 있는 길 자체가 없어지는 거거든요."

한편, 시공사 측은 지난달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신호수를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리겠다는 황당한 대안을 내놔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동탄~인덕원선은 총연장 37.1km의 복선전철로,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1공구와 9공구 건설이 턴키방식으로 우선 추진되고 있으며, 한화건설이 수주를 받아 진행 중입니다.

주민 반발에 도로점용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수원시는 현재 관련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9공구 공사는 잠정 중단됐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대안은 없어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한웅희입니다.[mkhlight@mk.co.kr]

영상 : 박현성 기자[mkphs@mk.co.kr]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