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인선 신경전 본격화…尹측 "안철수는 아냐" 공개 견제

윤석열 정부에서 각 행정 부처를 총괄 지휘할 첫 국무총리 인선을 두고 본격적인 신경전이 펼쳐질 조짐입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총리 후보군으로 유력 거론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일각에서 사실상 안 위원장을 배제하는 발언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오늘(23일) CBS 라디오에서 안 위원장을 향해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역대 정부에서 인수위원장을 한 뒤 총리로 향한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권 의원은 "요직을 연속해서 맡는 것 자체가 너무 과도한 욕심", "모든 권력을 다 차지하려고 하면 오히려 문제가 발생한다" 등 견제성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현재 별다른 직책은 없지만, 윤 당선인과 수시로 소통하는 사이로 알려진 권 의원이 다소 이례적이고 강경한 방식으로 '안철수 총리설'에 선을 긋고 나선 것입니다.

윤 당선인 측 일각에서는 애초에 안 위원장 본인이 총리직에 뜻이 없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 직행' 코스로 가지 않고 인수위원장직을 맡은 것 자체가 윤 당선인과 모종의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취지입니다.

안랩 지분을 18.6% 보유한 안 위원장이 총리 등 공직을 맡을 경우 주식을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해야 하는 문제를 연계시키는 시각도 있습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위원장이 윤 당선인에게 국무총리나 장관을하지 않겠다면서 대신에 인수위원장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 위원장은 백지신탁 때문에 국무총리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애초 백지신탁이 필요하지 않은 인수위원장직을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 측은 내심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총리 가능성을 열어두는 기류입니다.

안 위원장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권 의원은 인사권자도 아니고 인사 추천 업무 영역에 전혀 관계가 없는 분"이라며 "안 위원장과 당선인 두 분이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다. 다른 사람이 관여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어 "인수위원장이 초기 총리로 가는 것은 국정의 연장선상 측면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다만 안 위원장은 현재 총리직에 일절 관심이 없고, 성공한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 외에 특별한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