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에 이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 EU 고위 외교관은 "우리는 5차 제재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많은 새로운 조치가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U 각국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럽 방문에 앞서 외무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주요 7개국(G7) 정상들도 만납니다.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지난 3주간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동결을 포함한 제재를 잇달아 내놨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EU는 미국의 러시아 석유 금수 제재에 동참해야 하는지를 놓고 힘든 선택에 내몰렸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 석유 수입을 금지했지만,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EU는 제재 대상을 에너지로 확대하는 조치는 꺼려왔습니다.

외교관들에 따르면 리투아니아를 포함한 발트해 국가들은 석유 금수를 주장하고 있지만, 독일은 유럽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EU가 러시아산 석유를 제재하면 유럽으로 통하는 가스관을 잠글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는 EU가 필요로 하는 천연가스의 40%를 제공하는데 EU 중에서는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의존도가 가장 높습니다.

독일은 EU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모든 EU 제재 결정은 의견 일치가 필요합니다.

올해 상반기 EU 이사회 의장국인 프랑스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는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제재와 관련해 "그 어떤 것도 금지되지 않고, 금기시하는 것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U 외교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화학무기로 공격하거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맹폭하면 에너지 금수 조치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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