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통화 긴축에 대한 예상 등으로 시장 금리가 뛰면서 은행 대출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수준은 이미 6%에 근접했고, 올해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횟수와 폭이 예상보다 늘어나면 연내 7%대에 이를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오늘(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580∼5.230% 수준입니다.

작년 말(3.710∼5.070%)과 비교해 올해 들어 40여 일 새 상단이 0.160%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따르는 지표(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수신(예금)금리와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라 지난달 17일 1.55%(신규코픽스 기준)에서 1.69%로 0.140%포인트(p) 올랐기 때문입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600∼4.978%에서 4.060∼5.770%로 더 크게 뛰었습니다.

최저 금리가 0.460%포인트, 최고 금리는 0.792%포인트나 상승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2.259%에서 2.793%로 0.534%포인트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은행채뿐 아니라 최근 채권시장 금리는 국내외 강한 물가 오름세, 빨라지는 통화 긴축 속도 등이 반영되면서 급등하는 추세입니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469∼4.720%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됩니다.

지난해 12월 말(3.500∼4.720%)보다 하단이 오히려 0.031%포인트 떨어졌고, 상단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대출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쉽게 꺾이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당장 다음 주 발표될 1월 기준 코픽스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따르는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데 얼마나 비용(금리)을 들였는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되는데, 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을 따지면 예·적금이 70∼80%에 이릅니다.

지난달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 시중은행들도 일제히 예금금리를 0.3%포인트 안팎 올렸습니다.

따라서 1월 기준 코픽스는 12월 기준(1.69%)보다 높아져 1.70%를 넘어서고, 이달 중순부터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은의 기준금리도 올해 연말까지 최소 0.5%포인트 이상 더 인상돼 대출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우려됩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2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예상대로라면 현재 1.25%인 기준금리가 연말 1.75%에 이르는 셈입니다.

더구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서둘러 올해 기준금리를 최대 5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만큼, 한은의 올해 추가 인상 횟수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오른다고 가정해도, 앞으로 기준금리가 두 차례 오르면 0.5%포인트, 세 차례 인상되면 0.75%포인트 더 높아져 현재 최고 5%대 후반인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말께 6%대 중반이나 7%에 가까운 6%대 후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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