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둔촌주공 재건축조합 '수상한 입찰'…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

【 앵커멘트 】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전임 조합장 퇴진과 시공사와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던 둔촌주공 재건축이 신임 임원진 선출 반년 만에 또 다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손세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총62만㎡에 1만2천32세대를 조성하는 초대형 재건축 사업인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입니다.

최근 1200억 원 규모 정비기반시설 중 약 600억 원이 소요되는 공공업무시설 입찰과 관련해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조합 측이 입찰 공고를 낸 것은 지난해 11월.

심사항목에는 강동구 정비기반시설 준공 실적이 20점, 서울시 실적이 10점으로 포함돼있고, 입찰가격 평가항목은 최저가와 최고가 업체를 제외한 평균금액의 80%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는 당시 강동구 실적 비중이 높은 점과 관련해 취재를 시작했는데, 수일 뒤 해당 입찰은 유찰 처리됐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나온 재공고에는 변경된 심사기준이 포함됐습니다.

강동구 실적 항목은 삭제한 뒤 서울시 배점을 20점으로 상향했고, 입찰가격 평가는 종전의 평균 산출방식이 아닌 최저가 업체를 선정하도록 변경됐습니다.

조합 측은 참여업체 확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 인터뷰(☎) : 둔촌주공재건축조합 임원
- "이번에 저희들이 바꾼 거는 문호개방하고 건축공사업 쪽의 시공능력이 뛰어난 업체를 뽑고자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하지만 참여 기회 확대라는 조합 측의 말과는 달리 시공능력평가 기준이 석연치 않습니다.

대한건설협회는 매년 7월 평가결과를 공시하는데 보통 실적평가는 직전 년도를 기준으로 이뤄집니다.

그런데 둔촌주공 조합은 입찰공고일인 11월에 2021년 실적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실적을 고수했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 참여한 A 업체는 2020년까지 우수한 실적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경영 악화로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준공실적과 시공능력평가 배점 기준이 특정업체에 유리하도록 바뀐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이와 관련 조합 측은 모든 결정은 대의원회에서 이뤄진다며, 조합 집행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A 업체는 현재 상위 두 곳에 포함돼 대의원회에 상정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둔촌주공재건축조합 임원
- "심의를 통해서 결정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업체는 대의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이거든요. 대의원회에서 위임 받지 않은 사항이면 총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저희가 관여할 수 있거나 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취재진은 논란이 된 공공업무시설 이외에 다른 분야 입찰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토대로 취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매일경제TV 손세준입니다.[mkssejun@mk.co.kr]

영상 : 최연훈 기자 [mkcyh@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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