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패스를 받기 위해 일부러 코로나19에 걸린 체코의 한 가수가 결국 사망했습니다.

19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체코 유명 포크송 그룹 '아소난스'의 멤버인 하나 호르카(57)가 지난 16일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숨졌습니다.

직접 페이스북에 코로나19 감염돼 회복 중이라는 내용의 글을 쓴 지 이틀 만입니다.

호르카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코로나19에 걸린 남편, 아들과 일부러 섞여 지내다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남편과 아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코로나19에 걸린 돌파감염 사례였습니다.

평소 백신 접종을 거부해 온 호르카는 백신패스를 받기 위해 가족과의 동거를 택했습니다.

체코에서는 백신패스가 없으면 극장이나 바, 카페 등 공공장소에 출입할 수 없습니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했다는 증명서를 제출해야 백신패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호르카의 아들 얀 렉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일주일은 우리와 떨어져 있어야 했지만, 온종일 우리와 어울려 지냈다"며 "어머니는 곧 회복해 극장에 갈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고인은 숨지기 이틀 전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살아남았다…그것은 강렬했고 이제는 극장, 사우나, 콘서트에 갈 수 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사망 당일에도 호르카는 "기분이 좋다"며 옷을 챙겨 입는 등 산책을 나설 채비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허리 통증이 왔고 침대에 드러누운 지 10분 만에 숨졌습니다.

렉은 "어머니가 숨이 막혀 사망했다"고 전하며 호르카가 비록 백신 접종을 거부했지만, 백신과 관련해 떠도는 괴상한 음모론 신봉자는 아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자칫 감정이 상할 수 있어 백신 접종 문제로 호르카와 토론할 생각을 못 했다며, 어머니의 사례를 공개함으로써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인구 1천70만 명의 체코에서 이날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2만8천49명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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