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을 암살한 범인에 대한 가석방이 거부됐습니다.

CNN 방송과 일간 뉴욕타임스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케네디 전 상원의원을 암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서핸 서핸(77)에 대한 가석방 권고를 거부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작년 8월 16번째로 서핸에 대한 가석방 여부를 심사한 뒤 석방을 권고했으나 뉴섬 주지사는 이를 뒤집었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서핸이 여전히 공공의 안전에 부당한 위협을 제기한다고 판단했다며 가석방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수십 년을 감옥에서 보낸 뒤 그는 케네디 상원의원을 암살하도록 이끈 자신의 결함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서핸은 과거에 내린 결정과 같은 유형의 위험한 결정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줄 이해가 부족하다"고 이번 결정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서핸은 여전히 정치적 폭력의 강력한 상징으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가족 가운데 두 아들도 이 심사에 참석해 서핸의 석방을 지지했으나 나머지 가족들은 여전히 서핸이 교도소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미망인 에설 케네디도 작년 9월 "서핸은 또다시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할 기회를 가져선 안 된다"며 가석방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이날 뉴섬 주지사의 가석방 거부 결정이 나온 뒤 에설 케네디와 가족들은 감사하며 깊이 안도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서핸은 24살이었던 1968년 6월 당시 미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유세를 마치고 돌아온 케네디 전 상원의원을 로스앤젤레스(LA) 앰배서더호텔의 주방에서 총으로 쏴 암살했습니다.

서핸은 당초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1972년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사형을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종신형으로 감형됐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인 서핸은 1989년 옥중 TV 인터뷰에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이 이스라엘에 군용기 50대를 보내겠다고 밝힌 데 배신감을 느껴 그를 살해했다며 범행을 인정했지만 그 이후론 총을 쏜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서핸의 변호인은 "서핸이 여전히 사회에 위험을 제기한다는 증거는 한 줌도 없다"며 이번 결정에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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