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고가 전공서적·수험서 부담에 '이중고'…출판사 카르텔 맞선 '온라인 구내서점' 각광

【 앵커멘트 】
취업난과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학생들에게 전공서적 구입은 큰 부담이 되는데요.
비싼 책값의 원인인 불합리한 유통 구조를 벗어나 저렴하게 책을 구입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가 각 대학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손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새 학기 개강을 한 달여 앞두고 대학가에서는 학생들이 전공서적과 각종 수험서 구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업난과 코로나19까지 겹쳐 얇아진 주머니 사정으로 한 권에 3만 원에서 5만 원선인 책값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 부담입니다.

▶ 인터뷰 : 연정흔 / 아주대 산업공학과 4학년
- "전공서적들이 원래 두껍기도 하고 그렇다 보니까 가격대가 일반 학생들이 접근할 수 있는 수준에서 좀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또 간혹 불법적으로 다운로드 해서 쓰는 경우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중고 거래나 선배에게 물려받아 책을 구하기도 하지만 내용이 바뀌거나 오래돼 훼손된 부분 때문에 불편을 겪기도 합니다.

새 책을 구입하려고 해도 대형 인터넷서점에서는 대다수의 전공서적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대학 구내서점에서는 대부분 정가에 판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공서적이 비싼 것은 출판사가 구내서점에만 책을 공급하는 유착 관계가 유지되기 때문인데, 판매 창구가 일원화된 탓에 학생들이 사실상 강매를 당해왔다는 비판이 제기돼왔습니다.

이 같은 문제가 계속되자 최근 대학가에서는 플랫폼인 ‘온라인 구내서점’을 통해 전공서적도 저렴하게 구입하는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기존 도서정가제가 허용하는 10%의 두 배인 20% 할인이 가능하고, 서점 운영에는 각 학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대학 의학계열 학생이 학기당 10권씩 전공서적을 구입하는 경우 졸업까지 총 600여만 원이 소요되는데 이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최소 12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는 셈입니다.

전공서적뿐만 아니라 일반 서적에도 혜택이 적용되면서 최근에는 기존 오프라인 구내서점이 스스로 온라인 매장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배재광 / 인스타페이 대표
- "학생들의 어려움들, 책을 가장 많이 읽어야 될 시점에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할인을 해야 되겠다 하고 전공 책과 수험서를 20% 할인해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구내서점이라고 해서 ‘온구서점’이라고 해서 55군데가 지금 설치돼 있습니다."

오랜 기간 학생들에게 부담을 떠넘겨 온 불공정 거래 관행을 탈피하려는 변화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일부 대형 출판사와 서점의 견고한 카르텔에 지각변동이 예고됩니다.

매일경제TV 손세준입니다.[mkssejun@mk.co.kr]

영상 : 박현성 기자[mkph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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