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대표의 '눈물'…"물류대란에 300억원 넘는 수출 물량, 공장에만 쌓여 있어"

【 앵커 】
국내 수출입 업계가 '글로벌 물류 대란'에 직면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화물이 오고 가지 못하는 수출 길이 막힌 상황에 놓이자 창고에 재고만 쌓여가고 있는 건데요.
특히 전 세계에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화물을 옮길 수단마저 넉넉하지 않아 업계의 시름은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현연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국내와 북미 등지에 차량용 휠을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국내외 고객사들과 꾸준히 거래를 이어오며 성장해왔지만, 코로나19로 수출 길이 막히며 어려움에 직면한 모습입니다.

납품해야 할 제품이 제때 나가지 못해, 창고에 쌓여만 가고 있습니다.

▶ 스탠딩 : 현연수 / 기자
- "제 뒤를 보시면 이렇게나 많은 양의 재고가 쌓여있습니다. 해외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박을 구하지 못해 이렇게 쌓여만 가고 있는 겁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던 '글로벌 물류 대란'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른 '보복 소비'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화물이 늘어나면서 선박에 수출 물품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진 것이 문제입니다.

▶ 인터뷰 : 최훈 / 코리아휠 회장
- "(물류 대란으로 수출이 막힌 휠이) 170만 개, 돈으로 따지면 약 300억에서 350억 정도가 잠겨 있습니다. 딱히 대책이 없어요. 우리가 여기 부산에서 실어내도 제일 많이 가는 곳이 롱비치 항인데, 롱비치 항에서 정체가 돼서 하역이 안 돼요."

공급망위기를 벗어나고자 정부와 업계가 함께 협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쉽사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함만 토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훈 / 코리아휠 회장
- "지금 피해를 안 보는 (수출) 회사들은 없어요. 지금 이게(물류 대란) 어떻게 풀려야 할지 대책이 뭐냐 그러면 깜깜하다는 소리밖에 못 해요. 방법을 몰라…지금. 대란도 이런 대란이 없어요. 30년 넘게 수출업을 하면서, 이렇게 애를 먹어보긴 처음이에요."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이 코트라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에 성공한 기업은 2만5천984개로 전년보다 2.9% 감소했습니다.

반면, 수출을 중단한 기업은 2만6천412개로 전년보다 늘어나, 수출 성공 기업 수를 넘어섰습니다.

▶ 인터뷰(☎) : 원제철 / 한국국제물류협회장
- "우리 업계에서는 (거래)기일을 맞추기 위해 발을 동동 굴리는 중소기업들이 많죠. 그 기업들이 다섯 배나 비싼 항공으로 물건을 내보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높은 운임으로 마진이 적은 관계로 기업체의 파산까지도 이뤄지는…."

이렇게 수출길이 막힌 지 어느덧 1년.

연말 특수를 앞둔 상황에 마땅한 해결책마저 없어 국내 수출입 기업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현연수입니다.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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