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부실시공 '부천 대형 싱크홀'에도 복구비용·시민안전 '외면'

【 앵커멘트 】
최근 경기도 부천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을 두고 LH의 부실시공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땅 속에 묻힌 하수관이 불과 5년 만에 파손됐는데, 정작 관을 매설한 LH는 복구 비용을 부담하지 않겠다고 해 논란입니다.
한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 부천의 신도시급 택지지구인 옥길지구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건 지난 7월.

지름 2m 규모의 싱크홀은 도로 위 횡단보도를 중심으로 인도까지 침범했습니다.

▶ 스탠딩 : 한웅희 / 기자
-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장소입니다. 20m도 안 되는 거리에 LPG 충전소가 있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

부천시의 현장 조사 결과 지하 7m 깊이에 매설된 하수관이 파손된 게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오수가 흐르는 해당 하수관은 '유황 폴리머관' 재질로, 시공된 지 약 5년밖에 안됐지만 외벽이 손으로 뜯겨나갈 정도로 부식됐습니다.

유황 폴리머관은 하수관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관이 아님에도, 옥길지구 조성을 맡은 LH는 총 1.6km에 달하는 유황 폴리머관을 지구 여러 곳에 사용했습니다.


부천시는 관 자체가 불량하고 노후관 교체 주기가 최소 20년인데 비해 해당 관이 5년 만에 파손된 점 등을 이유로 시공상의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부천시가 싱크홀을 보수하는 데 사용한 비용은 1억9000여 만 원.

부실시공이 원인인 만큼 부천시는 싱크홀 보수 비용을 LH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LH는 2016년 5월 이미 부천시에 시설물 권한을 인계했고 3년의 하자보수기간까지 지나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부천시 관계자
- "LH 입장은 지금 하자보증기간이 지났고 저희한테 인수인계가 돼가지고 거기에 대해 발생한 것은 자기네들이 지불할 수 없다. 지금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어요."

문제는 싱크홀의 원인이 된 유황 폴리머관이 여전히 옥길지구 내 곳곳에 묻혀있다는 점입니다.

부천시와 LH가 현재 진행 중인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대대적인 관 교체나 보강 등이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

LH 측은 보수 소요가 있을 경우 부천시와 조치방안을 협의해 비용을 부담할 계획이라면서도 제품 하자나 법적 문제는 없다며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 인터뷰(☎) : LH 관계자
- "큰 틀에서 일단은 보수, 보강을 하려고 지금 부천시와 협의 중에 있고. 저희가 함부로 할 수 없는 게 관리권 자체가 부천시로 넘어갔어요. 그렇게 되다 보니깐 저희도 시에 협조를 해서 진행을 해야되는 상황이고…."

부천시는 LH가 보수 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경우 비용 청구를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입니다.

매일경제TV 한웅희입니다.[mkhlight@mk.co.kr]

영상 : 최연훈 기자[mkcyh@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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