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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전환 `철강제국` 앞날은
기사입력 2020-12-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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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이 무의미했다.


요즘 포스코 실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포스코는 올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1분기 포스코는 증권사 컨센선스 대비 16% 많은 4581억원(개별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2분기에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창사(1968년)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3분기는 또 달랐다.

컨센선스보다 약 40% 웃돈 2619억원(개별 기준)의 이익을 기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포스코 실적을 예측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고 입을 모은다.

이유는 분명하다.

코로나19로 세계 철강 수요가 시시각각 급변하면서 정확한 예상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년 평가도 엇갈린다.

올해 저점을 찍고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불확실성이 높아 기대감이 떨어진다는 비관론도 존재한다.

최악의 상황에서 겨우 벗어난 포스코 앞날은 어떻게 전개될까.

포스코가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진은 포스코 공장에 설치된 SCR 소결기 설비. <포스코 제공>


▶1분기 만에 흑자전환 포스코
▷주력 제품 자동차 철강 수요 회복
50만원.
약 10년 전 포스코 주가였다.

지금은 25만원 전후를 맴돈다.

같은 기간 수많은 기업 주가가 몇 배~몇 십 배 올랐지만 포스코는 10년 동안 반 토막 났다.


철강은 한때 최고 유망한 굴뚝산업이었다.

공장만 지으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세계 철강 공급량은 늘 부족했으며 수요는 꾸준히 늘었다.


요즘 위상은 다르다.

지난 10년간 중국발 공급 과잉 영향으로 가격은 하락 추세다.

수요는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었다.


이 때문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철의 전성시대’는 막을 내렸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과거처럼 연간 수조원씩 버는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 되기는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팽배하다.


10년 전 철강업계 위기 원인이 중국발 공급 과잉이었다면 지금은 또 얘기가 다르다.

갈수록 환경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철강을 대신할 만한 친환경 소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여파로 철강 수요의 급격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존 공급자 우위에서 수요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면서 과거와 같은 마진을 내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국내 철강업계 1인자 포스코의 고민도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비관론이 정점을 찍은 것은 올해 2분기다.

2000년 실적 공시 후 처음으로 포스코는 분기(개별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1085억원)도 꽤 컸다.

이유는 분명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각국 사업장 가동이 멈추고 철강 수요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산업 수요가 대폭 줄어든 영향이 컸다.

자동차 강판은 포스코 철강 제품 판매량 중 약 25%를 차지한다.

포스코 2분기 제품 판매량은 776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00만t 줄었다.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1.3%나 줄어든 5조884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반전이 일어났다.

물론 철강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포스코가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은 나왔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흑자 규모가 컸다.


실적 반등은 중국을 중심으로 철강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나 조선 등 전방업체 철강 판매가 회복되면서 고로(용광로) 가동률이 정상화됐다.

조강 생산량은 지난 2분기 779만t에서 3분기 950만t으로 22% 증가했다.

철강 판매량 역시 2분기 대비 113만t 증가한 889만t을 기록했다.


김영중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지난 7월 광양제철소 3고로 가동 재개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으로 주문량이 회복되면서 조강 생산량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고수익 제품인 냉연·도금 제품 판매량이 늘면서 실적이 회복됐다”고 설명한다.


주가 역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포스코 주가는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무렵인 6월 말 한때 17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철강은 끝났다’는 평가를 받기 충분했다.

3분기 실적 발표 후 포스코 주가는 완연한 상승세다.

11월 24일 기준 25만원 전후에 거래되고 있다.


재무 상황 역시 안정적이다.

포스코는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3조3000억원을 조달했다.

그 결과 3분기 부채비율은 71.8%로 2분기 대비 0.7%포인트 줄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료, 설비, 공정 등 모든 분야에서 극한의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포스코 실적 앞으로는
▷4분기 실적, 3분기보다 좋다지만…
3분기 성적표가 깜짝 실적인지 아니면 포스코 기초체력이 강해졌는지 판단할 수 있는 여부는 4분기 성적표에 달렸다.


철강 수요는 올해 연말부터 내년까지 상승곡선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철강협회(WSA)는 내년 세계 철강 수요가 17억9500만t으로 올해(17억2500만t) 대비 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판매량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유럽, 미국, 중국의 신규 차량 등록 건수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6.2%, 12.8%씩 늘었다.


중국·미국·독일 등 각국에서 적극적으로 인프라 투자에 나선 것 역시 호재다.

가격 또한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국내총생산의 10%에 달하는 경기 부양책을 쏟아붓고 있다”며 “제품 가격 상승폭이 상당하기 때문에 원가 상승분을 고려해도 4분기 실적은 이전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철강업체 실적에 큰 부담을 줬던 원재료 가격은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내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t당 130달러 선까지 치솟았던 철광석 가격은 최근 t당 11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여러 호재가 겹친 때문일까.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포스코 실적 전망은 밝다.

포스코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전망치보다 무려 50.3% 늘어난 약 3조4600억원. 1개월 전 전망과 비교하면 9%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여러 요소가 긍정적이지만 변수는 있다.

우선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전면적인 봉쇄 조치를 단행할 경우 수요산업인 건설과 자동차 공장 가동률이 줄어들 수 있다.


환경 규제 강화는 지속적으로 포스코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 글로벌 환경 규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 게다가 내년부턴 파리기후협약 체제가 시작된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강은 글로벌 탄소 배출량의 7~9%를 차지한다.

때문에 친환경 트렌드는 항상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수소 환원 제철공법이나 탄소 포집 등 탄소 감축 신기술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포스코와 같은) 대형 업체에는 새로운 진입 장벽을 쌓는 기회”라고 말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차기 회장이 누가 되는지 역시 관심사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11월 초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포스코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최 회장 연임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최 회장 연임을 점치고 있지만 차기 회장이 누가 되느냐는 포스코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6호 (2020.12.02~12.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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