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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이러다 망할판" 호소에도…52시간제 밀어붙이는 정부
기사입력 2020-11-3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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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한 달 뒤 주 52시간 근무제라는 파도에 직면한다.

기업 현장 곳곳에서 도입 유예를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한 달 뒤 계도기간을 끝내고 내년부터 종사자 50~299인 기업에 주 52시간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30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50~299인 기업 주 52시간제 현장 안착 관련 브리핑'을 열고 "지난 1년간 정부의 각종 정책적 지원과 함께 현장의 노사가 적극 협력한 결과, 현재 시점에서는 주 52시간제 준비 상황이 이전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이면 50~299인 기업에 대한 계도기간이 종료된다"며 "연말까지 주 52시간제 준수가 어렵다고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일부 기업에 대해 교대제 개편, 유연근로제 활용 등 노동시간 단축 전문가 컨설팅을 최우선 제공하는 등 법 준수가 가능하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50인~299인 기업에 주 52시간제가 적용됐지만, 정부는 올 한 해 계도기간 1년을 두고 위반 기업에 대해서도 처벌하지 않았다.

내년부터는 근로감독에서 주 52시간제 위반이 적발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안 그래도 힘든 중소기업 사정에 제조업을 필두로 전 영역에 걸쳐 코로나19발 경영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점이 전혀 고려되지 않아 기업들 원성이 더 커지고 있다.

이날 고용부가 발표한 10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만9000명 감소한 366만2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월별 제조업 종사자 감소폭으로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고용 부문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최대 규모다.

고용을 늘린다는 목적으로 주 52시간제가 만들어졌지만 이미 제조업 현장은 고용을 유지하기도 벅차다는 의미다.


서비스업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이 큰 숙박·음식업 종사자는 16만2000명 줄었다.

여행업을 포함한 사업시설관리업, 도·소매업은 각각 6만4000명, 5만6000명 감소했다.

고용부 스스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고 거리 두기도 2단계로 격상되면서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 회복세에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서민 일자리 현장의 경영 부담을 되레 키우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경영계는 즉각 반발했다.

그나마 기업 현장에서 주 52시간제 부담을 완화해 연착륙시키려는 탄력근로제 확대 개편은 국회에서 고착돼 있기 때문이다.

탄력근로제란 유연근무제 일종으로 업무량에 따라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제도다.

현행 3개월까지 탄력근로제 운영이 가능한데 기업 어려움을 감안해 6개월로 확대키로 했다.


하지만 여야는 개정 논의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성명을 통해 "그간 탄력·선택근로제 등 유연근로제 입법 보완 추진과 함께 만성적 인력난 해소를 위한 정부 대책 마련을 기다려왔으나, 아직도 가시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장관은 "탄력근로제 법안이 늦어도 올해 말까지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요청드린다"고 국회에 공을 넘겼을 뿐 경영계 우려를 해소할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고용부는 90%가 넘는 기업이 이미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설문 조사됐다는 점을 주 52시간제 강행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실태조사 결과를 두고 중기중앙회 조사와 간극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중앙회 자체 조사에선 61%만 주 52시간제에 대해 준비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업종 구분 없이 전수조사를 실시한 반면, 중기중앙회는 제조업 중심으로 기업 500곳을 표본 조사했다.


[이덕주 기자 / 안병준 기자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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