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가입자 10%가 보험금 57% 타간다…금융위 개편안 앞두고 업계 반응은 '찬물'

【 앵커 】
3천800만 명 이상이 가입한 실손보험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리는데요.
내년부터는 이 실손보험 구조가 바뀝니다.
병원에 많이 갈수록 보험료를 많이 내고, 적게 가면 보험료가 할인되는 식인데요.
하지만 업계에서는 손해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이예린 기자입니다.

【 기자 】
발목과 골반에 이상이 있어 병원을 찾은 30대 남성 A씨.

한 해에 무려 687번 내원해 보험금으로 3천만 원을 가져갔습니다.

위염과 무릎 통증으로 800여 회 병원을 찾은 60대 여성 B씨도 3천만 원을 받아갔습니다.

실손보험 가입자의 80% 이상이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가운데,

상위 10%가 무려 보험금의 56.8%를 타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도 실손보험 손해율은 4년째 120%를 넘나드는 수준입니다.

가입자가 지불한 보험료보다 받아간 보험금이 더 많다는 겁니다.

금융위원회가 이러한 일부 가입자의 과도한 '의료 쇼핑'에 따라 보험료가 오를 수밖에 없는 현상을 막고자 이달 말 '4세대 실손보험'을 발표합니다.

병원을 많이 가는 사람의 보험료는 높이고, 그렇지 않은 대다수에게는 할인을 해주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개편안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강합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개선 효과를 당장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4세대 실손'이라고는 하지만, 신규 가입자만 대상으로 하는 개편안이기에 메인 보완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케어 시행에 따른 실손 반사이익이 올해도 거의 없었다"면서 "객관적인 비급여 진료 항목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달 말 발표를 앞둔 '4세대 실손'이 실손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이예린입니다.

[ 이예린 기자 / yrl@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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