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출입은행, 직원들에 수백억씩 '0~1%대 이자'로 우회적 전세금 대출

【 앵커멘트 】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임직원들에게 매년 수백억 원씩 초저금리로 사실상 전세대출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사 직원들이 1%대 대출이자로 전세보증금을 빌린 셈인데, 특정 연도에는 0%대 금리 특혜를 받기도 했습니다.
김용갑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매일경제TV가 입수한 수출입은행의 직원 주택임차보증금 지원 현황 자료입니다.

수출입은행은 직원들에게 매년 200억 원에 달하는 주택임차보증금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사용료 명목으로 받는 사실상의 전세보증금 대출이자는 1%대 초반에 불과합니다.

지난 2015년에는 직원들에게 1.09%로 150억 원을 지원했고, 2016년에는 1.35%로 160억 원, 2017년에는 1.59%로 198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심지어 2018년에는 0.82%로 185억 원을 0%대 금리로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는 그 규모가 증가해 211억 원으로 지원금액이 2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수은 직원들이 최대 9년간 1억8천만 원까지 이같은 초저금리 전세보증금 대출 혜택을 누려왔습니다.

지원 방식은 은행이 임차를 하고 직원들이 은행에 사용료를 내는 방식이지만, 사실상 전세보증금 대출 지원과 다를 바 없습니다.

▶ 인터뷰 : 조연행 /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 "어느 정도 종업원 복리후생 제도는 있어야 하고 적정한 수준이면 용인이 되겠지만 공기업이라고 해서 과도하게 황제대출을 받는다든지 대폭적인 금리혜택을 받는다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됩니다."

유사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는 다른 공사와 비교해도 현저하게 낮은 금리 수준입니다.

수출입은행의 대출 금리는 예금보험공사 2.15%, 한국조폐공사 2.5%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입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임차사택 지원제도는 젊은 직원들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소득세를 감안하면 시중은행에서 빌릴때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소득세 부과의 기준이 되는 수은의 인정이자율인 가중평균차입이자율도 1%대로 낮아 실제로 소득세 부담은 크지 않습니다.

▶ 스탠딩 : 김용갑 / 기자
-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낼 초저금리 대출 특혜 등 수출입은행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g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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