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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나만의 커피 찾는 여정 커핑
기사입력 2020-09-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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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철 과장이 기자에게 커핑을 설명해주고 있다.

원두의 향을 맡은 후에는 커핑볼에 물을 부어 향을 맡는다.

커피에서 '60'은 '베토벤 넘버'로 불린다.

커피 애호가였던 베토벤이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내려 마실 때마다 커피 원두를 정확히 60알 고르고 세어 넣은 것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원두 60알은 그의 강박적인 성격과 커피에 대한 애호를 잘 보여준다.

사람들은 단순히 잠을 깨우는 커피가 아닌 정성 담긴 커피를 찾고 있다.

베토벤같이 매일 아침 60알의 커피를 세면서 고를 수 없는 바쁜 커피 애호가들은 전문가에 의해 특별하게 선택된 커피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1인당 국내 커피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특별하게 선택된 커피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고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연장 등으로 카페 이용에 제한이 생기며 특별한 커피를 집에서 즐기고자 하는 '홈카페'족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다른 맛과 향, 그리고 정성이 담긴 커피인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스페셜티커피협회(Specialty Coffee Association·SCA)'가 일관성, 조화, 향, 맛 등을 평가해 80점 이상(100점 만점)을 준 커피를 말한다.

'남들도 다 마시는' 커피보다는 '좀 더 고급스럽고 내 입맛에 맞는' 커피인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이른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뤘던 '블루보틀'의 오픈 모습은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관심을 단박에 증명시킨 사례였다.


스페셜티 커피가 왜 특별한가 설명하는 과정이 바로 '커핑(cupping)'이다.

커핑은 커피의 향과 맛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으로 커피 샘플의 전반적인 품질과 개별 특성 및 특정 향미 노트를 수량화해 분석한다.

SCA 프로토콜에 따른 커핑 과정을 통해 커피를 평가하고 커핑을 진행하는 사람을 '커퍼(cupper)'라고 한다.


지난달 SPC그룹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 '커피앳웍스' 동부이촌동점에서 커핑을 체험할 기회가 있었다.

커핑 체험은 SPC그룹에서 커피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규철 커피개발실 과장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커핑은 SCA에 의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엄격한 프로토콜에 따라 진행된다.

프로토콜에는 물, 원두 상태, 추출 방식, 커핑 방법, 커핑 공간 조건 등이 다양하게 정해져 있다.

커퍼는 맛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커핑 전까지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다.

후각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화장품, 향수 등도 허용되지 않는다.

커핑 체험은 코로나19로 인해 변경된 프로토콜에 따라 기존 커핑볼 안에 커피를 스푼으로 떠서 테이스팅하는 방식이 아닌, 스푼을 통해 개인 컵에 옮겨서 테이스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커핑 체험은 총 세 가지 원두를 두고 이뤄졌다.

단일 생산지에서 생산된 싱글 오리진 원두인 '에티오피아 내추럴'과 '에티오피아 워시드', 커피앳웍스의 블렌딩 원두인 '블랙앤드블루' 총 3종의 원두를 커핑했다.


커핑 첫 단계는 원두의 향(fragrance)을 맡는 것이었다.

커핑볼에 코를 대고 향을 맡아봤다.

이때 느껴지는 과일향, 탄 누룽지향 등 자신에게 느껴지는 향을 솔직하게 커핑폼에 적고 점수를 매기면 된다.

다음 단계는 커핑볼에 물을 붓고 향을 맡는다.

커핑볼에 물을 부으면 '크러스트(crust)'라 불리는 부유물이 표면으로 올라와서 층이 만들어진다.

이때 스푼으로 표면을 살짝 저어주는 '브레이킹(breaking)'을 진행하면서 올라오는 '향(aroma)'을 맡으면 된다.

크러스트를 걷어내는 '스키밍(skimming)' 후 드디어 커피를 마시는 단계에 접어든다.

커피를 커핑볼에서 개인 스푼을 활용해 개인 컵으로 옮긴 후 마시면 된다.

이때 커피를 그냥 마시는 게 아니라 후루룩 소리를 내며 '슬러핑(slurping)'을 하면서 마시는 게 중요하다.

커피를 순간적으로 입안에 분사시키는 과정이 슬러핑이다.

슬러핑을 통해 커피와 산소가 만나면서 더욱 풍부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커핑은 한번 마시고 끝나지 않는다.

커피가 식어가면서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뜨거운 기운이 가득했던 커피는 미지근해지면서 다른 맛을 낸다.

혀가 촉감으로 온감을 느끼던 자리를 혀의 미각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맛이 대신한다.


처음 해보는 사람에게 커핑은 쉽지 않았다.

주변에서 느낄 수 있는 향과 맛에 비유해 커피를 설명하고 싶었지만 머릿속을 맴돌 뿐 정확한 단어를 고르기 쉽지 않았다.

맛과 향의 차이를 느끼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점수 매기기였다.

어느 정도의 산미에 8점 정도 점수를 줘야 하며, 9점의 보디감은 어느 정도의 보디감을 가리키는지 헷갈렸다.

차이를 구분하고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해 보였다.

미세한 향과 맛의 차이를 표현하기 위해 커퍼들은 아로마 키트 등을 활용해 향의 종류와 특징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한다.

또 하루 동안 수십, 수백 잔의 커피와 함께 살아가며 맛과 향의 차이를 느끼기 위해 노력한다.

커퍼는 일상생활에서도 미각과 후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커핑 체험이 끝나고 한규철 과장과 커피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발효 커피' '게이샤 커피' '콜롬비아 엘 시나이 타비 내추럴' 등 익숙하지 않은 단어와 함께 커피에 관한 대화를 이어갔다.

누군가에게 커피는 잠을 깨우는 카페인 가득한 음료일지 모른다.

하지만 커피에 담긴 이야기들을 생각한다면 커피 향과 맛은 달라질 것이다.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는 것은 그래서 특별한 일이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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