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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복합불황 ①]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 파괴…수요·공급 동시 충격
기사입력 2019-09-1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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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이 지난해 7월 '관세 폭탄'을 부과하며 시작한 무역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복합 불황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복합 불황이란 미·중 무역전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려 이에 의존해 오던 제조업체가 타격을 받고, 이러한 공급 충격으로 수입 소비재 가격이 상승해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공급 충격이 수요 충격으로 전이되면서 공급과 수요가 모두 얼어붙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내년 초까지 0.8%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바로 이러한 글로벌 복합 불황의 심각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 '닥터둠'이라는 별명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타격 등 '공급 충격'으로 내년에 글로벌 경기 침체가 불어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 생산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등 기업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 현상으로 소비자도 피해를 떠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소비 감소를 불러올 수 있고, 기업 경영 악화로도 이어져 투자가 위축되는 등 총체적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세계 경제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체가 불황에 빠진 모습이 뚜렷한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선방'을 하던 미국에서도 제조업 경기가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1로 전월 51.2보다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PMI는 기업의 구매 책임자들을 설문해 경기 동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50보다 작으면 경기 수축을 각각 의미한다.

PMI가 5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8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이러한 제조업 경기 위축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면 미국 경제도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리라고 압박한 것은 그만큼 미국도 자칫 복합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연준은 금리를 제로(0)나 그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1%포인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지만, 제로 금리나 마이너스 금리까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미국 경제 상황이 매우 나쁘다는 점을 인정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국 GDP 성장률이 1분기 3.1%(전기 대비 연율 기준)에서 2분기 2.0%로 둔화된 상태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에서도 경기 침체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 이후 14개월 동안 충격 전이 과정을 살펴보면 제조·수출 산업이 일차적으로 타격을 입고, 연쇄적으로 중소 민영기업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공급 측면 쇼크가 재현됐다.

생산 위축은 시차를 두고 가계 가처분소득과 소비 탄력도를 떨어뜨려 수요 충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충격으로 중국 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최근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해 3년 만에 수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8월 PPI 상승률은 -0.8%를 기록해 전달보다 낙폭을 더욱 키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를 인용해 "최근 중국 PPI가 위축 기조를 띠기 시작한 것은 성장동력이 그만큼 약화되고 내수 시장의 활기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PPI뿐만 아니라 제조업 경기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주요 지표에도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중국의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2년 2월 이후 17년5개월 만의 최저치다.

중국 제조업 경기동향을 예측하는 8월 제조업 PMI도 49.5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 충격으로 공급 측면에서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자 중국 당국은 올해 초부터 각종 소비 진작책을 꺼내 들며 충격이 수요 측면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정책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0~6.5%'로 낮춰 잡은 뒤 2조1500억위안 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와 2조위안 규모 감세로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6.4%와 6.2%를 기록하면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 기여율이 60%에 달하는 소비 변수 역시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고 투자 둔화 추세도 뚜렷해졌다.

지난 9일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월 전망했던 6.2%에서 6.1%로 하향 조정했다.

나아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6.0%에서 5.7%로 낮췄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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