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철도공사와
현대로템이 손잡고 개발한 '2층 고속열차(KTX)'가 고철 상태로 버려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100억원을 들여 완성했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2층 고속열차 상용화'에 반대하면서 일이 틀어졌습니다.
서상준 기자의 단독보도 입니다.
【 기자 】
지난 2016년 철도공사와
현대로템, 철도기술연구원은 'KTX 2층 열차'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합니다.
이후 제작사인
현대로템은 정부의 긍정적인 뜻이 반영됐다고 보고, 100억원을 들여 'KTX 2층 열차' 2량을 제작했습니다.
차량 개발에 돌입해 완성하는 데만 꼬박 1년 반이 걸린 셈.
그러나 지금까지 시운전도 못하고, 해당 고속차량은 1년 동안이나 창원공장에 방치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 결과, 국토부는 애초부터 2층 고속열차 개발에 썩 내키지 않는 입장이었습니다.
▶ 인터뷰(☎) : 국토부 관계자
- "명확하게 반대 입장이기 때문에 상용화에 대해 물어본다면 우리는 반대를 하는 것이고. 국가가 (KTX 2층 열차를)산다라고 보증을 선 것도 아닌데…"
그동안 국토부가 '2층 고속열차' 개발을 놓고 이견을 내놓긴 했지만, 언론을 통해 노골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긴 이번이 처음.
결국 공공기관과 손잡고 추진한 사업조차 주무부처의 말 한 마디에 사업 자체가 무산될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현대로템은 투자비 100억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지만, 달리 항의하거나 해결 방법도 없어 속만 태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현대로템 관계자
- "(철도공사)코레일은 지금도 (상용화)할 생각은 있어요. 상용화 생각이 있는데, 시운전에 대한 승인권은 국토부에서 쥐고 있잖아요. 국토부는 예산 문제도 있고 이러니까 안한다는 거고…"
국토부는 또 시운전 승인에 대해서는 "굳이 막을 필요가 없다"면서도 크게 달가워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 인터뷰(☎) : 국토부 관계자
- "사실 저희 내부적으로도 논의를 해왔던 문제이긴 한데, 근데 상용화하고 시운전은 별 개의 문제이기도 하고 시운전에 대해서는 우리가 거기까지 막거나 그렇게 할 건 아니거든요."
그러나 속내는 다른 데 있습니다.
시운전을 승인하게 되면 'KTX 2층 열차' 운행을 공식 허가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
결국, 양해각서를 믿고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현대로템은 정부의 석연찮은 입장 탓에 발만 동동 굴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서상준 입니다.
[서상준 기자 / ss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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