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백년가게'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펼치고 있는 사업인데요.
기존 사업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서 보여주기식 정책만 내놓는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대림동의 한 순댓국집.

1959년부터 지금까지 대를 이어 운영 중인 이 곳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년가게' 1호점으로 선정돼 지난달 현판식까지 개최했습니다.

▶ 인터뷰 : 홍종학 /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지난달 21일)
- "백년가게를 본받아서 우리 소상공인들이 다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백년가게는 중기부가 30년 이상 영업을 해 온 우수 소상공인을 발굴해 10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 6월 육성방안이 발표된 뒤 음식업 18개, 도·소매업 12개 등 모두 30곳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백년가게는 누가 선정할까.

육성방안에 따르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구성한 평가위원회가 업체에 대한 최종평가와 선정을 담당합니다.

확인 결과, 평가위는 현재 교수 3명과 맛칼럼니스트 등의 업계 관계자 2명 등 총 5명으로 꾸려진 상황.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전문가가 선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 인터뷰(☎)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
- "(평가위원으로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다고 해서 이름과 소속 등을 알려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소상공인 형편과 동떨어진 평가 기준도 문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중기부 국정감사에서 "회계관리시스템 보유 여부와 동종 서비스업체와의 차별성 등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고,

이에 홍종학 장관은 "내년부터 새 기준을 도입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기부의 전신인 중소기업청이 지난 2009년부터 동네슈퍼를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추진해온 '나들가게'의 관리 소홀을 꼬집습니다.

▶ 스탠딩 : 박상훈 / 기자
- "중기부와 소상공인공단은 전국의 동네 슈퍼마켓 6천600여 곳을 나들가게로 지정했지만, 보시다시피 대부분 낡은 점포라 '나들이 가고 싶은 가게'라는 이름이 무색한 상황입니다."

점포회생 컨설팅과 경영안정자금 대출 등의 지원책도 있다지만, 현장의 반응은 다릅니다.

▶ 인터뷰 : 나들가게 사장
- "말로만 '나들가게' 간판 해주고, 안 팔리는 거 갖다 놓고 재고만 생기고…우리한테 돌아오는 건 아무 것도 없어요."

먼지 쌓인 '나들가게'와 갈팡질팡 '백년가게' 사이에서 골목상권이 시름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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