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부채만 17조 원에 달하는 한국석유공사의 직원들이 '셀프복지'를 통해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외에 파견을 나간 직원들은 휴가비로만 1인당 6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기도 했는데, 복지혜택의 근거를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매일경제TV가 입수한 한국석유공사 내부 문서입니다.

한국석유공사가 인수한 영국 다나사에 파견한 직원들에 대한 복지 등이 규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2주 뒤 새로운 복지규정이 등장합니다.

영국 다나사에 파견된 직원들이 독자적으로 새 규정을 만든 겁니다.

2주 만에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임금수준을 감안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새로 등장한 복지 규정에 휴가지원비가 있는데, 기존에는 한국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지원하던 한국행 항공료가 갑자기 다른 지역까지 포함하고, 가족까지 항공권을 제공하는 제도로 바뀝니다.

▶ 인터뷰(☎) : 당시 다나 파견 직원
- "(한국 외에 다른 국가를 가신 건가요) 예예 (가까운 데를 가시면 비용이 남게 되잖아요) 남게 된다면 개인에게…정산은 안하고…"

파견지와 가까운 지역으로 휴가를 가면서 남는 비용은 직원들 주머니로 들어간 겁니다.

확인결과, 다나사 파견직원들이 휴가를 즐기면서 받아간 비용만 8억 원이 넘습니다.

한 직원은 3년간 6천만 원이 넘는 휴가비를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스포츠장비 구입 등 문화활동을 위해 지원 명목으로 수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당초 파견계약 내용에는 석유공사와 다나사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규정을 바꿀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즉, 다나 파견 직원들이 셀프로 복지 규정을 바꿀 수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정유섭 / 국회의원
-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파견 직원들이 본사 내규에도 없는 규정을 만들어서 셀프복지를 챙겼습니다. 17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지닌 공기업에서 일어날 수 없는 도덕적 해이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휴가비 뿐만 아니라 근거에도 없는 차량보험료를 제공받고 억대의 스포츠 회원권을 공사 돈으로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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