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한 달간의 '옥탑방 살이'를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강북 개발정책을 내놓았는데요.
서울 집값이 급등하는 등 논란이 일자 관련 계획을 전면 보류했습니다.
박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부담감을 느낀 박원순 서울시장이 결국 꼬리를 내렸습니다.

박 시장은 어제(26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서울 주택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것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을 무기한 보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시장이 강남북 균형 개발을 내세우면서 서울 집값이 급등하고, 국토교통부와 마찰을 빚는 등 곳곳에서 부작용이 발생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입니다.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특별시장
-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 시장 안정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이에 서울시는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엄중한 부동산 시장을 고려해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보류하겠습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34%. 전주보다 2배 이상 상승폭이 커졌고, 0.4%였던 지난 2월 셋째 주 이후 26주 만에 최고치입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박 시장이 지난달 10일 싱가포르에서 밝힌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

박 시장은 당시 "여의도를 통째로 재개발하고 서울역과 용산역 사이 철로는 지하화한 뒤 지상은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단지와 공원, 쇼핑센터 등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 직후 여의도와 용산 일대 아파트는 한 주 만에 1~2억 원씩 올랐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대규모 개발계획은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박 시장은 "여의도 도시계획은 전적으로 시장 권한"이라며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박 시장의 이번 계획 보류가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역부족이라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심교언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워낙 이쪽(여의도·용산)에 대한 수요가 많은 상태이고, 과거 용산 개발 사업이 표류되고 10년 이상 지지부진하더라도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것을 봤을 때 하향 안정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편 서울시는 불법 부동산거래 단속과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등을 통해 정부와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행정2부시장 직속으로 '부동산 상황 점검반'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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