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러분 세계 최초의 무인자동화 매장 '아마존 GO' 들어보셨죠?
우리나라에도 2020년이면 아마존고가 들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현대백화점그룹이 전격 발표를 했는데요.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이한나기자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이 기자,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이커머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아마존과 손잡았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 기자 】
네, 어제 현대백화점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을 위한 전략적 협력 협약(SCA)'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래형 유통매장을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내용의 계약인데요.

시애틀에서 운영되고 있는 아마존고처럼 맨손으로 들어가서 물건을 구매하고 그냥 나가기만 해도 계산이 되는 무인자동화매장을 내기 위해서는 AI 라고 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핵심입니다.

아마존이 이 기술을 국내에 접목하기 위해 현대백화점과 손잡은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럼 아마존이 한국에 처음 상륙한 것으로 봐야 하는것인가요?


【 기자 】
네, 사실 아마존은 아직 진출하지 않았지만 아마존웹서비스는 2012년부터 한국에 진출해 사업을 해왔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스템 자회사로,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서비스 분야 세계 1위 업체입니다.

아마존의 신기술을 다른 사업에 적용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미 신한은행 등 다른 기업들과 협력해 왔지만, 국내 대표적인 유통기업이라 할 수 있는 현대백화점그룹과 손잡고 한국에도 아마존과 같은 미래형 유통매장을 낼 것이라고 전격 발표한 것입니다.

강력한 1인자가 없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무작정 진입하기보다는 차별화하기 쉬운 미래형 매장부터 진출하는 셈입니다.


【 앵커멘트 】
소비자들은 언제쯤 미래형 매장을 만날 수 있게 될까요?


【 기자 】
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재 여의도 파크원 부지에 건설중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에 들어올 예정입니다.

일정대로라면 2020년 하반기께 오픈할 예정인데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은 지하 7층~지상 9층 규모로, 영업면적 8만9100㎡ 규모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수도권 백화점 중 영업면적이 가장 큰 현대백화점 판교점(9만2416㎡)에 버금가는 규모인 데다가 현재 영업중인 서울시내 백화점 중 규모가 가장 커집니다.

현재 서울시내 가장 큰 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으로 약 8만5000㎡가량 되는데요.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쇼핑공간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강력합니다.


【 앵커멘트 】
새로 만들어질 미래형 쇼핑매장에서 소비자들은 어떤 새로운 쇼핑 경험을 하게 될까요?


【 기자 】
네, 현대백화점 측에 따르면 지하 식품매장을 아마존고처럼 구현하고, 드론 배송 등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의 온오프라인 쇼핑 경험 데이터를 쌓아두면, 고객이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주차장에 들어섰을 때, 스마트폰으로 자주 가는 매장 근처 주차구역을 안내해준다든지, 빈 주차공간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뿐 아니라 백화점의 '인공지능(AI)무인 안내시스템'이 있어서 주로 구매하는 상품군을 맞춤형으로 분석해서 정보를 제공하고,

백화점 무인 식품관 같은 경우도 야채나 과일 같은 것을 사서 로봇 카트에 담으면 카드를 꺼내거나 담은 물건을 다시 꺼낼 필요없이 결제가 자동으로 되서 차로 바로 옮겨갈 수도 있고요.

‘Just Walk Out Shopping Technology(그냥 걸어 나가는 쇼핑 기술)이라고 하는 AI가 매장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 컴퓨터 시각화, 딥러닝 기술로 소비자의 행동을 인식해서 결제까지 마무리합니다.

만약에 제가 6층 카페를 안올라가더라도 1층에 태블릿PC로 음료를 선택하고 주문하면, 드론이 음료를 가져다준다든지 이런 것이 구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카드를 안꺼내도 내가 구매한 내역이 스마트폰으로 뜰테니까 가볍게 확인해주면 되겠지요.

【 앵커멘트 】
2020년이면 너무 머네요?
좀더 빨리 도입되는 서비스는 없을까요?


【 기자 】
네, 우선 이르면 10월에 가상현실(VR)테마파크 1호점을 열고 2년내 10여개 이상을 현대백화점 아울렛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전국 거점 등에 도입할 예정인데요.

여기에 들어가는 기술이 아마존 클라우드에서 도입된다고 합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 4월에 계열사 현대그린푸드에서 물적 분할을 해서 별도의 IT법인인 '현대IT&E'를 새로 설립했습니다.

여기에 기존 IT사업부 외에도 새로 가상현실(VR)전담 사업부를 만들어서 기존 그룹 전산관리 작업 외에 유통 관련 IT 신기술 개발 운영, 디지털 헬스케어, 클라우드 운영 대행서비스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연내에 오픈하는 대규모 VR테마파크 운영시스템을 아마존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하고 아마존 VR개발 플랫폼 '아마존 수메리안'도 활용해 VR체험기와 가상 피팅 서비스 등 VR콘텐츠를 공동 개발할 예정입니다.

또 딥러닝 기반 아마존 인공지능 플랫폼인 '아마존 세이지메이커'를 활용해 고객 수요 예측을 통한 재고 관리 기법도 함께 연구한다고 합니다.

이뿐 아닙니다.

연내에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현대백화점그룹 통합멤버십 'H-포인트'의 고객 분석 시스템도 새로 구축할 예정입니다.

'H-포인트' 가입 고객의 구매 패턴과 온·오프라인 활동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보다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합니다.

【 앵커멘트 】
현대백화점이 미래형 매장을 선도하는 건가요?

【 기자 】
글쎄요. 사실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유통 대기업들에 비해서 현대가 좀 늦은 감은 있습니다.

1971년 유통업에 뛰어들었지만 백화점과 아울렛 위주로만 사업을 유지하고 롯데나 신세계에 비해 편의점 H&B스토어 등도 없고 다른 오프라인유통업체에 비해 e커머스 투자도 더딘 편이었죠.

이미 신세계는 올초에 1조 원이상 투자, 롯데는 지난 5월에 e커머스 사업부 독립과 3조 원 투자를 발표했으나 현대백화점 그룹은 아무런 발표가 없었습니다.

아마존의 미래형 매장도 국내 유통사들이 이미 비슷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미 무인 편의점이 세븐일레븐이나 씨유 등에 등장했고, 롯데백화점 식품관 일부에서 스마트 장보기 서비스가 도입됐습니다.

아마존이 앞섰다고는 하지만 중국 알리바바도 허마선생같은 자기들만의 무인 매장도 오픈한 상태여서요.

정지선 회장은 최근 창립기념사에서도 "기존 사업 방식으로는 시장을 확대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비즈니스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 SHIFT(전환)'를 추진해야한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대형 유통업체들이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영화속에서나 등장하던 미래형 쇼핑매장을 경험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기자 오늘 말씀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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