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최근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를 요구했는데요.
사우디 원전 수출 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지면서 결국 정부가 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박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우리나라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을 걷어내기 위해 관계부처 장관들이 해외 출장길에 나섰습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늘 비행기에 오릅니다.

이번 출장의 핵심은 미 재무당국·IMF와 벌일 '담판'. 미국이 지난 13일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은 투명하고 시의적절한 방식으로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신속히 공개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김 부총리는 미국의 환율보고서가 나온 뒤 "환율 주권은 우리에게 있고 의사 결정은 환율 주권을 지키는 원칙 하에서 내리겠다"며, "우리가 투명성을 올리는 방안으로 간다면 대외 신인도와 환율보고서 등에서 한국에 대한 평가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김 부총리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 등을 만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여부와 범위를 협의할 예정입니다.

한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앞선 18일 워싱턴으로 향했습니다.

산업부가 밝힌 표면적 이유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양국 간 불협화음 해소.

그러나 원자력업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전을 수출하기 위한 막후 협상이 백 장관 출장의 본질적 이유라고 보고 있습니다.

문신학 원전산업정책관과 한국전력 주요 간부들이 백 장관을 수행하는 것도 그런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사우디 원전은 1400㎿급 원자로 2기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사업비 규모만 120억 달러에 달합니다.

여기엔 한전을 비롯해 러시아 로사톰과 프랑스 EDF, 중국 CGN,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 5개 나라의 사업자들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환율 주권 지키기와 원전 수주라는 '발등의 불'이 이번 미국 방문으로 꺼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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