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물벼락 갑질' 논란에 휩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어제 새벽 급히 귀국했습니다.
조 전무의 폭언이 담긴 음성파일까지 나오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박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 인터뷰(☎) :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추정
- "에이 XX. 찍어준 건 뭐야 그러면?… 누가 몰라 여기 사람 없는 거?"

한 여성이 욕설과 함께 소리를 지릅니다.

한 인터넷 언론사가 대한항공의 한 직원이 조 전무가 간부급 직원에게 폭언하는 상황을 녹음한 파일이라며 공개한 음성입니다.

음성파일은 총 4분20초 길이로 조 전무는 일방적으로 화를 내며 직원을 계속 몰아붙입니다.

▶ 인터뷰(☎) :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추정
- "미리 나한테 보고를 했어야지. 기억하라고 그랬잖아. 그런데 뭐! 뭐!… 그건 됐고! 가! 어우 진짜 XX"

사건이 불거지자 조 전무는 갑자기 휴가를 내고 베트남 다낭으로 출국했지만, 귀국 일정을 앞당겨 15일 새벽 서둘러 돌아왔습니다.

조 전무는 공항에서 "제가 어리석었다. 죄송하다"면서도 "물을 뿌리진 않았고 컵을 밀치기만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후 조 전무는 밤 9시경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조 전무는 "업무에 대한 열정에 집중하다 보니 경솔한 언행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했다"며 "이번 일은 본인의 불찰이자 잘못이며, 앞으로 법적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대한항공 내부의 분위기는 싸늘합니다.

대한항공노동조합, 조종사노동조합, 조종사새노동조합 등 3개 노조가 조 전무의 이메일이 전달된 직후 '대한항공 경영층 갑질 논란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한 것.

▶ 인터뷰(☎) : 대한항공 관계자
- "조 전무의 사과에 진성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세 개의 노동조합이 함께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 그만큼 이번 사안이 중대하다는 거죠."

대한항공 3개 노조는 조 전무의 경영일선 즉각 사퇴와 국민들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경영층의 재발 방지 약속 등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당시 조 전무가 대행사 직원에게 한 행위에 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면밀히 따져보고 있습니다.

회사 측 해명대로 조 전무가 물컵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이 과정에서 물이 튄 것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음료수병을 던졌는데 안 깨지자 분이 안 풀려 물을 뿌렸다"는 익명 게시판의 글이 사실이라면 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리컵을 상대방에게 맞혔거나 겨냥해 던지기만 했어도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조 전무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입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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