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STX조선해양이 어제 노사합의를 이뤘죠? 앞서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STX조선이 노사확약서를 제출해야 하는 데드라인을 넘기자, 회생절차를 예정대로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었는데요.
그런데 오늘 오후 채권단이 노사의 자구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STX조선이 극적으로 회생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스튜디오 나와있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백가혜 기자


【 기자 】
네.

【 앵커멘트 】
어제까지만 해도 STX조선이 법정관리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점쳐졌는데요. 갑자기 상황이 달라지게 된 배경부터 전해주신다면요?


【 기자 】
네, STX조선 노사는 어제(10일) 오후, 무급휴직·임금삭감 등 인건비 절감 방안에 합의한 노사확약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했습니다.

노조는 사측의 인력 구조조정안을 거부하는 대신 인건비를 5년간 60%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노조는 채권단이 요구한 고정비 40% 절감 목표를 맞추려는 계획이었습니다.

산업은행은 이전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던 만큼 노사 합의안을 자체 검토한 후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돌연 오늘 오후 산업은행을 포함해 금융당국과 산업부 등 관계기관들은 STX조선의 자구안과 노사 확약서를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전면파업을 풀고 나름대로의 구조조정안을 마련했던 STX노사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인 거 같습니다.
채권단과 정부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기자 】
네, 채권단은 자구안에 담긴 비용 절감 계획 등을 꼼꼼히 따진 후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은행은 노사 자구안의 고정비 절감 효과와 삼정KPMG의 경영 컨설팅 결과를 비교하는 시뮬레이션 작업을 마치고 수용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정부와 채권단은 독자 생존 항로에 들어가는 STX조선의 신규 수주를 위해 수주 가이드라인에 따라 선수금환급보증, RG 발급 등의 지원에 나설 계획입니다.

다만 약속했던대로 국민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신규자금은 지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편,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는 오늘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2년 이내에 회사가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최근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 논란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과 택배회사가 택배차량 운행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여론의 비난이 아파트 주민들에게 쏠리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아파트 주민들의 이른바 '갑질'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더 심해지고 있는데,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의 한 아파트가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통제한 것이 문제의 시초입니다.

입주가 시작된 신축 아파트들이 '차 없는 단지'를 표방하면서 아파트와 택배회사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이 아파트를 방문해 보면 실제로 주차장 한 켠이 택배로 가득 쌓인 진기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아파트 측이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자 택배기사들이 주차장에 그대로 물건을 쌓아 놓은 건데요.

아파트 주민들이 소방차 등 긴급차량을 제외한 방문·주민 차량은 지하로만 이동할 수 있게 했는데, 문제는 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층고가 낮아 택배차량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손수레만을 이용해 넓은 단지를 돌아다녀야 하는 택배기사들은 불만을 토로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인데요.

업무 특성상 하루에 배달하는 물건 개수가 수입으로 직결되는 만큼, 주차장에서 각 동까지 일일이 손수레로 물건을 옮기면 같은 물량이라도 배송시간이 크게 늘어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택배기사들이 아파트 정문에 물건을 놓고 가거나 정문으로 찾으러 오라고 대응을 하자 아파트 주민들은 대응 요령까지 마련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어떤 대응 요령인가요?


【 기자 】
네, 우선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택배차량을 '최고의 품격과 가치'를 위해 통제한다는 문구를 건물에 게시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사진을 보시면 대응 요령이 나와 있는데, 다소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택배를 찾으러 오라거나 놓고 간다는 연락이 오면, "그걸 내가 왜 찾으러 가야하나, 그건 기사님 업무가 아니냐" 라는 식의 대응을 하라고 명시를 한 겁니다.

급기야 이 안내문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지면서 누리꾼 사이에서는 '갑질 논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이처럼 논란이 되자 아파트 관리 사무소장은 아파트 단지내에서 한 어린이가 후진 중인 택배차량이 치이는 사고가 발생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는데요.

그럼에도 현재 이 아파트의 일부 주민들은 택배 차량의 번호판이 흰 색일 경우 신고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오늘 커뮤니티에도 올라왔는데요.

노란색 번호판을 단 택배차량은 운수사업법에 따른 합법적인 운송차량이지만, 흰색 번호판을 달고 택배를 배달하면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아파트와 택배업체 측의 갈등이 또다른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인데요.

택배 업체 측과 아파트 주민들은 오늘 협상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는데, 과연 합의책이 도출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 앵커멘트 】
네, 그런데 이같은 택배전쟁이 이미 여러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오래 전부터 벌어지고 있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최근 다산신도시로 인해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같은 택배전쟁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주민 안전 등을 이유로 '차 없는 아파트'를 표방했기 때문인데요.

구리 갈매지구에서도 한 아파트가 택배차량과 아이의 충돌사고가 일어난 이후로, 택배차량의 지상통행을 제한하고 있고요.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도 주민들이 택배 회사에 차량을 개조해 차고를 낮춰 지하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수레로 배송하라고 요구하면서 택배회사가 배송을 거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공원형 단지를 내세우면서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은 잠실 아파트들도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곳곳에서 문제가 된 바 있는 택배전쟁이, 이번 다산신도시 논란으로 수면위로 불거지게 됐는데요.
양측의 입장차가 극명한 만큼,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쪼록 현명한 대안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백가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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