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삼성증권이 112조 원에 달하는 유령주식을 만들어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사주 조합원에게 지급할 현금 배당을 주식 배당으로 잘못 입력해 발생한 사고였는데요.
스튜디오 나와있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김용갑 기자, 이제 삼성증권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사고 내용들이 어느정도 확인이 됐죠?

【 기자 】
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혼돈의 37분이었다' 이렇게 요약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삼성증권 사태는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주당 1000원을 배당하려다 실수로 1000주씩 배당을 하면서 발생했습니다.

배당금 28억 원이 삼성증권 주식 28억 주로 바뀐 건데요.

삼성증권은 잘못을 인지하고 37분이 지나서야 조치에 나섰습니다.

삼성증권의 뒤늦은 대응으로 직원 일부가 잘못 입고된 주식을 이미 팔았고,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습니다.

【 앵커멘트 】
1000원 대신 1000주가 배당됐다면, 10주만 가지고 있어도 계좌에 4억 원이 찍히게 되는건데요. 뭔가 이상한 돈이 들어왔다는 것은 금방인지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대응까지는 왜 37분이나 걸렸습니까

【 기자 】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일부 직원들의 계좌에 순간적으로 수백억 원이 입고될 만큼 큰 사고였기 때문에 착오를 인지하는 것은 빨랐습니다.

삼성증권 배당 오류 사고가 9시 30분, 그리고 1분 만에 담당자는 착오를 인지했습니다.

이후 증권관리팀장이 본사에 보고하고, 직원들의 매도 금지를 유선전파한 게 9시 45분, 매도금지 팝업 공지가 51분, 시스템상 임직원의 전 계좌 주문정지 조치가 이뤄진 것은 10시 8분이었습니다.

주문 정지 조치 이전에 위기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시장은 혼돈의 37분을 보냈습니다.

【 앵커멘트 】
이번 사고 과정에서 삼성증권 일부 직원들이 잘못 입고된 주식을 매도해 모럴해저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부 직원들이 팝업창을 통해 매도 금지를 공지를 봤지만 이를 무시하고 주식을 계속 매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주식거래시스템상 발행주식수를 초과하는 물량이 입고돼도 오류가 확인되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발행된다는 문제가 아닐까요?

【 기자 】
네, 금융감독원도 이번 문제를 개인의 실수보다는 시스템상의 헛점이 노출된 사고로 보고 있습니다.

김기식 금감원장이 오늘 오전 증권사 CEO들을 모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먼저 김 원장의 발언 내용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기식 / 금융감독원장
-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직원 개인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내부 시스템상의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실제 발행 주식 수의 30배가 넘는 유령 주식이 발행됐는데 내부시스템상 전혀 걸러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을 했고요."

김 원장의 말처럼 시스템의 문제가 더 심각했습니다.

담당 직원이 전날 주식배당을 잘못 입력했는데, 최종 결재자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하는 등 심각한 내부통제 문제가 있었습니다.

또 이번에 문제가 된 우리사주 조합원에 대한 현금배당은 일반주주와 달리 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 앵커멘트 】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태는 다른 증권사들은 물론이고 주식시장 전반에 큰 신뢰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매도 논란 등 후폭풍도 만만치 않은데요. 삼성증권 사태를 공매도 문제라고 봐야하는건가요?

【 기자 】
네, 말씀하신 공매도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없는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팔고 나중에 주식으로 되갚는 거래입니다.

삼성증권 사태에서 '유령 주식'의 존재가 증명되자 결국 빌리지도 않고 주식을 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즉,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그동안 증권사들이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힌 것 아니냐는 의심인데요.

하지만 김 기식 원장을 포함해서 전문가들은 이번 유령주식은 시스템 문제이며, 공매도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선을 긋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일텐데, 피해자 구제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사고 당일 삼성증권 직원들이 물량을 던지면서 주가하락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까? 삼성증권은 어떤 입장인가요?

【 기자 】
네, 삼성증권은 지난 월요일부터 투자자 피해구제를 위한 전담반을 구성했고, 보상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삼성증권 측은 빠르면 오늘 내로 구체적인 보상 기준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은 오늘 오전 금감원장과의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률적인 것을 떠나 피해자 입장에서 보상하겠다"며 사과에 나섰는데요. 구 사장의 발언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구성훈 / 삼성증권 사장
- "이번 사건은 저희 고객, 투자자는 물론이고 국민 여러분들까지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하게 죄송하게 생각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삼성증권은 일단 고객들의 당일 주식거래 기록을 보고 피해자와 금액을 파악할 계획인데요.

사고 당일 어느 시점을 피해 시점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피해 보상 규모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태는 단순한 직원의 입력 실수가 아닌 증권사들의 허술한 시스템이 드러난 희대의 사건입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유사한 사례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에 나서야겠습니다.
김 기자,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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