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현대모비스-글로비스 분할합병…경영권 승계 '밑그림'

현대차그룹이 출자구조를 개편하면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 대한 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의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오늘(28일) 이사회를 열고 투자·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같은날 이사회에서 현대글로비스도 현대모비스로부터 분할된 모듈·AS부품 사업 부문과의 합병을 결의했습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비율은 0.61 대 1입니다.

분할합병을 통해 현대모비스는 핵심부품 사업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술 리딩 기업으로써,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등의 기술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지분을 투자한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해외법인 등을 활용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와 인수, 글로벌 완성차 대상 사업 확대와 조인트벤처 투자 등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입니다.

현대글로비스는 기존에 분산돼 운영하던 물류, 운송 네트워크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과 효율성 제고가 가능해졌다는게 현대차그룹측의 설명입니다.

이밖에도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 등 대주주와 그룹사 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기로 했습니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기아자동차에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는 등 분할합병 이후의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설 계획입니다.

정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수해야 하는데 현재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분할합병으로 현대차그룹은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20% 아래로 낮추는 안을 추진중인데 현대차그룹 총수 일가는 글로비스의 지분을 29.9% 보유하고 있어, 분할합병으로 이 지분을 희석할 수 있게 됩니다.

한편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납부할 세금만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주주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가혜 기자 / lita53@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