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중소기업의 인력 유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닌데요,
카카오가 최근 경력직 개발자들을 모집하면서 관련 스타트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카카오는 지난 22일부터 안드로이드, iOS, 웹프론트 등의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2014년 다음(Daum)과의 합병 이후 처음 실시하는 경력직 공채입니다.

경력 2년 이상의 개발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해당 분야의 석박사 학위가 있거나 연구개발 이력이 있으면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승기 / 카카오 커뮤니케이션 2파트 매니저
- "카카오는 인재상을 따로 두고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신뢰, 충돌, 헌신이라는 기본 철학에 부합하는 지원자를 채용 과정에서 다각적으로 검토해 영입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채용 소식에 스타트업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힘들게 뽑아놓은 개발자들을 대기업에 뺏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선 스타트업들에게 개발자는 귀한 존재.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각광을 받고 있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같은 분야의 개발자는 구하기조차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 대표
- "수습 기간 동안 직원을 가르쳤는데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다른 업체에서 데리고 갔어요. 나가는 사람은 어떤 순간에 나가는 게 아니라 미리 준비를 다 하고 나가잖아요. 그런 걸 나중에 알게 되면 배신감을 많이 느낍니다."

스타트업 개발자들이 대기업으로 옮겨가는 것은 급여와 업무환경의 차이가 크기 때문.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 방침에 따라 대기업들은 선택근무제, 탄력근무제 등을 도입하며 업무시간 단축에 나서고 있지만, 스타트업은 사실상 정해진 퇴근시간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스타트업 출신 개발자
- "(스타트업이)상대적으로 자율적인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회의도 너무 많아 번아웃 증후군에 걸릴 정도였어요."

스타트업의 인력 유출을 시장의 논리라며 방관하기보다는 유망업체들의 장기적인 생존과 기술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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