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주상복합 오피스텔을 분양하는 업체가 상가를 분양한 후 임차가 오랜 시간 되지 않아 고통받는 임대인들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습니다.
특정 회사의 상가 건물은 유난히 임대가 잘 되지 않아 텅 빈 곳이 속출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백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마곡 신도시의 한 주상복합.

1층 상가에는 공인중개사사무소 외에 일반 점포가 드뭅니다.

텅 빈 상가들은 지난해 5월 입주를 시작한 지 8개월이 넘도록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건설사가 시행·시공한 건물이 줄줄이 미임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김포에서 분양중인 또 다른 주상복합 건물도 여전히 점포 자리가 휑하게 빈 상태.

▶ 인터뷰(☎) : 힘찬건설 헤리움 상가 임대인
- "분양받은 지 5개월 정도 됐는데 아직도 임대가 안 되고 있어요. 제가 직접 임대를 알아보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지금 은행 이자만 나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

임대인들은 분양 대행사의 선임대 확인, 또는 분양권 전매 약속을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고 있습니다.

최근 분양대행사가 상가 분양 후 임대에 관한 건은 임대팀을 따로 꾸려 처리해 주는 일이 흔하지만, 이 분양팀은 임대에 관해선 '나 몰라라' 하고 있기 때문.

▶ 인터뷰(☎) : 김민영 / 부동산114 연구원
- "분양 사업자나 시행사 입장에서는 분양을 좀 더 잘 되게 하기 위해서 선임대를 광고 기법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선임대가 놓여 있더라도 그 선임대하는 업종 자체가 얼마나 유지가 될지가 관건인 것 같고…"

최근 해당 건설사는 부천, 위례신도시 등에도 주상복합을 짓고 있거나 준공 예정입니다.

임대가 되지 않는 또 하나의 문제는 분양가.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너무 높아 임대료가 높은 것도 미임대의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신도시 상가의 경우 배후수요로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어 가격이 높고 그만큼 임대료도 높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 상가 임대 수익률은 4.6% 수준인데, 이미 높은 가격에 분양받은 투자자들은 은행 이자와 비슷한 2~3% 수익률만 나더라도 임차인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심정입니다.

그럼에도 건설사는 끊임 없이 주상복합을 짓고 분양 대행사는 선임대를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백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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