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을 통해 이슈를 점검해 봅니다.
화제의 인물입니다.
검찰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총수일가 5명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지난 4개월간에 걸친 롯데그룹 비리 수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동안 검찰은 대규모 수사인력을 동원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 왔다. 수사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수 천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밝혀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핵심 의혹의 실체는 규명하지 못하면서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검찰은 19일 수사결과 발표자리에서 "이인원 부회장 사망이 비자금 수사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인원 부회장. 롯데그룹 수사가 종결된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인물이 아닐까 싶다. 당초 전방위적으로 오너 일가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며 구속기소 의지를 활활 태우던 검찰이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그의 부인, 아들, 딸, 그룹 내 핵심 인물들까지 모조리 수사선상에 놓고 횡령과 배임의혹을 탈탈 털었었다. 그러나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로 검찰의 강압수사가 다시금 도마위에 오르자 검찰의 초반 수사의지는 확 꺾였다. 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이 사라지자 신동빈 수사로 가는 핵심 연결고리도 끊겼다. 그때부터 수사는 갑자기 힘을 잃었다. 그러니 롯데그룹 수사는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신동빈의 남자 ‘복심’ 이인원 부회장, 그는 지난 1973년 롯데그룹에 입사해 2016년까지 무려 43년간 롯데의 사람이었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비 오너 일가 중 처음으로 부회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 만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집과 가정도 포기하면서 회사에 매달렸을 것이다. 또 그는 롯데그룹의 실질적 헤드쿼터인 정책본부를 10년째 수장으로서 이끌어왔다. 오너 신동빈의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최측근으로서 굳건하게 2인자의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결국 최후는 안타깝게도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검찰 소환 2시간을 앞두고 롯데 수사의 키맨은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인과관계를 명확히 말 할 수는 없다. 단지 이인원 부회장 자살 전 후로 검찰 수사 분위기가 확연히 바뀌었다는 점에서 그의 자살이 이번 수사에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다는 것, 검찰의 말대로 큰 영향을 미친 존재임은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은 자살로 그의 주군을 살린 셈이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지키려한 것이 뭘까? 망자는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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