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을 통해 이슈를 점검해 봅니다.
화제의 인물입니다.
지난 8.15 특사로 그룹 경영에 복귀한 SK그룹 최태원 회장, 그동안의 공백을 메우고자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가 내세운 키워드는 바로 ‘혁신’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그룹 사장단은 14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CEO 세미나'에서 '혁신의 실천'을 향후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특히 CEO들부터 직접 실행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CEO들에게 "직접 글로벌 현장에 나가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끈질김' '열정적' '자기희생적' 등의 표현을 써가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실행을 강조했다.
지난 6월 말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도 그는 "서든데스(돌연사·sudden death) 시대에 기존 SK의 틀을 깨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며 대대적인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당시 스스로 틀을 깨려는 듯 셔츠에 무선마이크를 착용하고 TED 스타일 강연에 나선 최 회장은 사업구조·일하는 방식·자산 효율화 3가지 측면에서 근본적인 혁신 방법을 고민한 결과를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해달라고 요청했다.
비단 SK 뿐만은 아니다. 최근 재계에서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선 ‘혁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어려운 경영환경을 타개하고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열쇠, 바로 '변화와 혁신'이다.
최태원 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지금까지의 혁신이 실제 행동에 옮겨지기보다는 구호에 그치는 사례가 많았다는 통렬한 반성에서 비롯된 목표다. 혁신을 위한 혁신이 아닌 실현 가능한 혁신에 천착하는 것은 '변화 없는 기업은 돌연사할 수 있다'는 최 회장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이번 CEO 세미나는 SK그룹 최고경영진이 모여 경영전략 등을 놓고 끝장 토론을 벌이는 자리였다. 올해에는 '지속 가능한 행복을 위한 변화와 도전'을 주제로 57시간에 걸친 끝장 토론이 진행됐다.
'업(業)을 선도하거나 판을 바꿀 사업 모델'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해외 사업 강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 확보를 꼽았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과 같은 형태로 중간지주사 도입을 검토하자는 식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의 혁신이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올 연말 인사에서 대대적인 경영진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통상 12월 중순께 이뤄지던 연말 인사 시점을 앞당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진용을 갖춰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할 것이란 평가다.
삼성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산업계에는 근본적인 혁신과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졌다. 관료주의 함정에 빠져 내부소통에 소홀했던 기업들이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택한 생존전략이 바로 혁신이다. 리더들의 확고한 의지와 실행력, 조직 구성원들의 자발적이고 전폭적인 참여를 통해 창의성을 되찾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SK그룹을 비롯해 최근 기업들이 위기감을 갖고 혁신을 외치고 있다. 이같은 외침이 어떤 결과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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