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을 통해 이슈를 점검해 봅니다.
화제의 인물입니다.

여기 두 사람의 표정을 보시죠. 일자로 굳게 다문 입, 웃는 듯 웃지 않는 눈.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라는 한 노래 가사가 생각나네요. 지난 12일 밤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현대자동차 노사 양 대표의 모습입니다. 그 둘 뒤에 보이는 사람들도 매한가지입니다. 찜찜한 표정들. 만감이 교차하겠죠? 비난 여론을 낳으면서도, 생산차질로 회사 실적에도 타격을 주면서까지 팽팽하게 서로를 향해 맞섰는데, 이렇게 서로 상처내고 피 흘리면서까지 투쟁한 결과가 과연 만족스러운 정도인지 잘 계산이 서지 않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은 고집피울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악수를 한 것도 같고요. 어쨌든 벼랑 끝에서 노사는 두 번째 화해를 시도했습니다.

우선 이번 성과는 지난번과 비교해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월24일 '기본급 6만8000원 인상, 성과·일시금 350%+330만원,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주식10주'라는 조건으로 1차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이틀 후인 26일 조합원 78.05%의 반대로 잠정합의안이 부결돼 원점으로 돌아갔죠. 이후 50일 만에 두 번째 합의안이 도출되었습니다. 2차 잠정합의안은 1차 합의안에 비해 기본급이 4000원 인상되고 재래시장상품권이 30만원 추가된 모습입니다. 결과적으로 노조는 기본급 7만2000원, 재래시장상품권 50만원, 성과·일시금 350%+330만원에 주식 10주를 더 받게 됐는데요. “4000원 더 받으려고 3조원을 허공에 날렸나”, “상품권으로 졸속합의했다”는 등의 말이 나오는 것도 억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비판적인 여론 속에 노조는 이번 합의안을 받아들일지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데요. 가결 여부에 따라 또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지금까지의 출혈도 상당합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 침체와 환율 상승 등의 대외 악재를 극복해야할 시점에 노조의 파업으로 위기극복의 동력이 멈춘 가운데, 지진과 태풍이라는 자연적인 악재도 더하며 현대차의 올해 실적 전망을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습니다. 올해 목표인 501만대 판매는 벌써부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3분기까지 347만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보다 1.7% 감소했습니다. 9월 수출은 전년동월보다 21%나 줄었습니다. 10월에는 전년동월보다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파업에 따른 수출 차질만 약 1조4600억원에 달하는 셈입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7분기 연속 하향세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대차의 품질 문제까지 도마에 오르며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세타II 엔진이 탑재된 2011~2014형 쏘나타를 구매한 88만5000명에게 무상 엔진 점검과 수리, 파워트레인 보증연장 등을 보상키로 합의했는데요. 이를 위해 최대 약 2조9000억원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임금 협상이 올해 마무리되면 신형 그랜저를 출고해 만회해 본다는 계획이지만 그것도 우선 합의안이 가결되고 나서 얘기겠죠.

협력업체들의 사정은 말도 못합니다. 현대차 납품비중이 70%에 달하는 한 업체는 현대차 파업으로 설비가동률이 40%나 줄었고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당장 직원들에게 줄 월급이 모자른 상황입니다. 한쪽에서는 월급 더 받자고 투쟁인데 그로 인해 다른 쪽에서는 월급도 못받는다니, 아이러니합니다. 매년 반복되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 때문에 못살겠다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려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장기화된 파업은 그럼 누구의 탓일까요? 돈을 더 달라고 떼 쓰는 쪽일까요, 아니면 못준다고 버티는 쪽일까요? 누구 탓이든 안에서 피 흘리고 밖에서 울부짖는 이 상황은 어떻게 책임질까요? 누구도 반기지 않는 파업이 되어버렸습니다. 여기 이분들의 표정이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네요.

오늘의 화제의 인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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