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을 통해 이슈를 점검해 봅니다.

오늘도 두 명의 인물을 만나보겠습니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어제 미국 대선후보 2차 TV토론이 있었죠. 1차 때와는 다르게 사회자나 청중이 자유롭게 질문하는 이른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결론적으로 타운홀 방식이 빛을 발하진 않았습니다. 서로를 깎아내리기 바빴던 두 후보 탓에 자유로운 소통의 장은 아니었다는 평가입니다.

9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열린 미국 대선 2차 TV 토론에 대한 현지 언론 평가는 이렇게 요약됩니다. 먼저 워싱턴 포스트(WP)는 힐러리에 대해 “최근 기세가 TV 토론까지 이어졌고, 트럼프에게 빌미를 줄 만한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며 “TV토론 내내 한결같았고 박학다식함을 과시했으며, 자신에 대한 공격에도 예의바름을 잃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트럼프가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내버려둔 것도 승리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를 두고 “그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이래, 그가 겪은 실패의 원인은 늘 그가 한 말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힐러리가 이번에도 승자같죠?

실제로 CNN과 ORC의 여론조사에서도 힐러리가 잘했다는 응답이 57%, 트럼프가 잘했다는 답변이 34%였습니다. 하지만 1차 토론 당시 62%대 27%로 압도했던 것에 비하면 기세가 누그러졌죠. CNN은 “힐러리가 토론에서 우세했지만 트럼프가 좀 더 공격적으로 토론에 임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이날 “사퇴 압력에 직면했던 트럼프가 TV토론으로 후보직을 지켜냈다”고 평가했습니다.

WP 역시 트럼프에 대해 “1차 토론 때보다 에너지가 넘쳤다”며 “비디오 테이프 관련 논란에 순발력 있게 대처했고 힐러리를 공격하기 위해 적절한 애드리브를 구사했다”며 트럼프가 1차 토론 당시보다 뛰어났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장 반응도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했습니다. 댄 베루 펠리세이드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힐러리가 이겼다면 주가가 크게 올랐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힐러리가 트럼프를 KO시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두 후보의 날선공방은 이번 토론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예상대로 상대방의 최대 약점인 ‘음담패설’ 녹취록과 ‘이메일 스캔들’ 문제를 꺼내들며 난타전을 벌였는데요. 미국 대선 역사상 가장 ‘추잡한 싸움’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더 이상 뭐라 하겠습니까. 두 후보는 토론 시작 전 의례적인 악수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7일 공개된 도널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음담패설’ 녹취록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트럼프는 “락커룸(탈의실)에서나 주고받는 수준의 얘기”라며 “가족과 모든 미국인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항상 여성을 존중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로 역공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나는 말 뿐이었지만 그는 행동을 했다”며 “정치 역사상 여성을 그렇게 학대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직접 반박을 하는 대신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관련해 “그것이 바로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대변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는 단지 여성뿐 아니라 흑인과 히스패닉, 장애인, 전쟁포로, 무슬림들도 공격했다”면서 “이것이 바로 트럼프”라고 일갈했습니다.

한편 트럼프는 토론이 무르익자 클린턴을 “악마”라고 부르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클린턴을 겨냥한 특검을 진행에 당신을 감옥에 처넣을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가리는 토론에서 나온 말들입니다. 놀랍죠?

두 후보의 날선 공방을 보다못한 청중이 마지막에 ‘상대에 대해 존중하는 것이 한가지라도 있으면 말해달라’는 질문을 하자 이때는 조금 분위기가 풀어지며 다 같이 폭소를 터뜨리며 화답했다고 하네요.

두 후보는 오는 19일 마지막 3차 TV토론을 남겨 눟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주에선 이미 부재자 투표와 사전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번 토론이 대선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이번 토론으로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한 클린턴과 더 적극적으로 추격하고 있는 트럼프를 보면 아직까지도 승자는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 파문과 해명으로 가득한 토론을 보니까 “남은 변수는 그들의 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의 화제의 인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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