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도이체방크발 위기 확산…전말은?
A. 9월 15일 미국 법무부가 도이체방크에 2005-2007년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불완전 판매(사기판매) 혐의로 최대 140억달러(약 15조40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도이체방크는 6월말 기준 보통주 기준 자기자본 435억 유로(478.5억 달러), 대손충당금 62억 달러(56.4억 유로), 그리고 보통주 자기자본비율 10.8%이다. 그런데 미국 법무부가 처음 부과한 벌금 140억 달러(127.3억 유로)는 대손충당금 초과 규모, 그 결과 CET1은 9.0%까지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지난달 29일(현지) (리먼 파산 이후 위험 노출액에 매우 민감해진 헤지펀드들 중) (340억달러를 운용하는 밀레니엄파트너스, 140억달러의 카풀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40억달러의 로코스캐피털 매니지먼트 등) 그간 도이체방크에 파생상품 청산결제 업무를 맡겨왔던 주요 헤지펀드 10곳이 자산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리먼 브러더스와 사태와 유사성이 부각했다. 도이체방크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5년물 채권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 주말 기준 234.5bp로 전 세계 주요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 기록했다. 그런데 미 법무부와 54억 달러(49.1억 유로)로까지 낮아진 벌금 감액 합의로 대손충당금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평가되면서 일단 위기가 진정되는 국면에 진입했다. 과거 골드만삭스 역시 MBS 부실판매로 도이체방크와 비슷한 15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후 지난 1월 51억달러로 감축됐고, JP모간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다.

Q. 도이체방크 위기 ‘제2 리먼사태’로? 심각성은?
A. 리먼과 도이체방크의 공통점은 유동성의 갑작스런 유출, 즉 유동성 위기라는 점, 그리고 거미줄처럼 얽힌 금융 거래 네트워크가 순차적으로 마비되면서 전례 없는 금융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등이다. 사실, 도이체방크는 리먼 브러더스보다 훨씬 크고 글로벌 금융시스템과 서로 훨씬 더 속속들이 연결되어 있다. 도이체방크는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 산탄데르, 크레딧스위스, RBS, 바클레이스, HSBC, 스탠더차터드 등 유럽 은행들 뿐 아니라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JP모간, 모간스탠리 등 미국의 상업 및 투자은행들, 일본의 미쓰비시은행, 미조호은행, 스미토모은행, 중국의 중국건설은행, 중국공상은행, 뱅크오브차이나 등 글로벌 은행들과 높은 거래규모를 가진 은행이기에 이들이 도이치은행과 거래를 중단할 경우 혹은 도이치은행이 파산할 경우 전 세계 은행시스템을 마비시킬 잠재력 보유하고 있다. 양자의 차이점은 리먼이 유동성 위기에 상대적으로 보다 취약하다는 점, 즉 도이체방크는 (전세계 주식, 부채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시장, 기업투자은행, Private, Wealth&Commercial Clients, 자산 관리, 포스트뱅크(소매금융)의 5대 사업부문 운영하고 있듯이 비즈니스 영역이 크게 다각화 돼 있어 유동성 자산의 비율이 리먼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차이는 도이체방크의 취약성은 유로존 시스템의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하고 있어 유로존 시스템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2014년 6월 5일)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은행 수익성 하락 → 위험성 높고 수익성이 낮아진 파생상품 거래 증가 (도이체방크의 작년 말 현재 파생상품에 대한 위험노출액은 무려 46조 유로(5경6천761조원))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유럽 실물경제의 취약성과 디플레이션 압력에서 기인하듯이 유럽경제의 취약성이 지속되는 한 유럽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게다가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의 수단이 고갈되는 시점에서 마이너스 금리의 지속이 불가능할 경우 통화정책의 종언을 의미하기에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Q. 도이체방크 사태, 독일정부·ECB 구제 나올까?
A. 도이체방크의 문제는 구제금융 없이 자구안으로 최저 자본비율 달성이 어렵다는 측면이 존재하는 반면, 유로존 시스템의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하기에 구제금융 지원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과거 코메르츠방크처럼 독일 정부의 자본투입으로 지분인수에 나설 가능성을 전망하지만, 코메르츠방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염된 2009년 초의 상황이지만, 현재 상황은 유로존 위기 이후 재정동맹을 강화하고, 은행동맹을 결성하였기에, 즉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을 그동안 독일이 강경하게 반대해왔기에 독일 정부의 자본 투입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일시적 유동성 지원은 가능하지만, 자기자본 확충에 있어서 유럽중앙은행이 할 일은 없다. 당분간은 도이체방크의 자산 매각이나 감원 등 자구 노력의 확대가 더 필요할 것이다.

Q. 도이체방크 위기, 국내 시각에서 주목할 점은?
A.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는 우리나라의 은행이나 금융회사들이 모기지 파생상품에 투자한 규모가 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즉 미국의 투자은행과 연결성이 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연준의 유동성 지원으로 글로벌 은행들, 특히 유럽계 주요 은행들의 피해가 크지 않았기에 우리나라 은행들에 대한 영향도 크지 않았다. 반면, 도이체방크가 극단적으로 파산으로 내몰릴 경우에는 도이체방크와 거래하는 주요 은행들이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 은행들의 커다란 타격이 불가피하기에 우리나라 은행들도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 해외 자본 중 단기 자본의 급격한 유출에 따른 주식 및 외환시장이 크게 동요할 수밖에 없기에 사태 추이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by 매일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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