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IIB' 무엇인지, 출범이 갖는 의미는?

A. AIIB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의 약자로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할 수 있도록 자금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중국 주도로 만든 국제금융기구이다. 2013년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를 순방하던 중 공식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뒤늦게 2015년 가입 의사 표명, 현재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을 포함 57개국이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했다. 지난달 기준 17개국 협정문 비준, 지분율로 50% 넘김으로써 이번에 출범하게 되었다. AIIB는 초기 500억 달러로 시작해 1천억 달러로 증액할 계획이었으나 참가희망국이 늘어나면서 자본금 규모를 1천억 달러로 확대되었다. 1천억 달러 자본금에 더해 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인프라 관련 융자, 지분참여, 보증, 기술원조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에 배당된 자본금은 37억 달러 4천만 달러인데, 실제 납입금은 7억 5천만 달러이고 향후 5년간 분할 납부할 계획이다. 올해 2분기 첫 프로젝트 시행될 예정이고, 올해 대출금액은 15~20억 달러로 예상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경우 2020년까지 대출금을 150억 달러로 확대할 예정이다.

Q. AIIB 출범, 중국의 ‘국제금융질서 재편’ 목적?

A. 첫째, 미국, 일본, 유럽 중심의 국제금융질서에서 탈피가 주요 목표 중 하나이다. 중국은 최근, 특히 금융위기 이후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아시아개발은행 내에서 세계 2위위 경제대국에 걸맞는 지분 확대를 요구했지만 실패했다. 더구나 1966년 창설 이후 총재직을 일본인이 계속 맡아올 정도로 일본의 주도로 운영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은 67개 회원국 중 일본이 15.7%, 미국이 15.6% 지분을 보유한 반면, 중국은 5.5%에 불과, 중국이 지분을 늘려 발언권 확대하려 했으나 일본과 미국 등의 반대에 직면하자 국제금융시장에서 발언권을 확대하기 위해 자신이 주도하는 금융기구 설립 했다. 둘째, 아시아에서 영향력 확대 및 강화 = 중국이 영토 분쟁에서 공격적 태도를 견지하자 필리핀, 일본, 호주, 인도 등이 미국과 외교안보 관계를 강화해 미국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결과가 초래되자 이를 교훈 삼아 대립각을 낮추는 대신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 제안 등 경제적 유대 강화를 강조했고, AIIB는 이 계획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재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외환보유고의 투자 다변화 및 위안화 국제화 강화이다. 외환보유고의 30% 이상이 미국채에 배분된 상태로 수익률도 낮을 뿐 아니라 투자 리스크도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사용 비중은 3%대에 불과한 상황인데 SDR 편입으로 AIIB의 결제통화로 위안화 사용이 가능하다.

Q. 한국의 AIIB참여, 건설 시장 파급력은?

A. 아시아 인프라 시장 규모는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8% 안팎으로 성장하여 2025년에는 글로벌 인프라 시장의 약 60%인 5.3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아시아 인프라 투자수요는 매년 7,300억 달러 추정되나 투자되는 자금은 2,36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의 건설산업은 사실상 과잉성장 상태로 구조조정 압력에 직면, 새로운 출구가 필요한 상황인 반면 인프라 개발 능력에서 한국은 세계 수준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밀접한 관련성 존재한다. 중국 정부(국가개발은행)는 투자금액이 8,900억 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밝힌 상황이고,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관련 투자가 전체의 약 69% 차지했다.

Q. AIIB 내 지분율 5위, 한국 위상은?

A. 위상과 관련하여 두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첫째는 AIIB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려면 정책수립 및 감독권은 12명으로 이뤄진 이사회(역내 9명, 역외 3명)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최소한 상임이사 자리를 확보해야 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지분율로는 독자적으로 상임이사 자리를 확보할 수 없는 상태이다. 참고로 상임이사국 자리를 독자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이 4.5%인 반면, 우리나라 지분율은 역외국가인 독일(4.57%)보다 뒤쳐진 3.81%로 5위 순위이다. 다행히 이스라엘,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과 같은 이 사실을 구성해 상임이사직 확보했다고 전해지는데 이들 국가에 신세를 졌으니 반대급부 제공 불가피할 것이다. 두 번째로 AIIB 출범 과정에서 가장 아쉽고 아픈 부분은 북한을 회원국으로 가입시키지 못한 점이다. 주지하듯이 북한의 인프라 개발은 통일경제의 디딤돌 역할을 한다. 현재 정부는 한국, 중국, 러시아, 몽골 등 4개국이 참여하는 광역두만강 개발계획(GTI)을 AIIB와 연계시키고 싶은 구상을 하고 있지만 북한이 가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AIIB의 북한 인프라 지원은 한반도 평화 및 동북아 번영을 전제할 때 가능하다. 무엇보다 AIIB를 북한 지원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서는 중국의 절대적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즉 북한은 AIIB 회원국이 아니기에 AIIB 지분의 75% 찬성을 얻어야만 북한 인프라 투자가 가능하다.

Q. AIIB, 국내 기업 진출 기회로 만들려면?

A. AIIB는 금융기구이기에 건설부문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다양한 인프라 건설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규모 금융 시장이 형성되면서 국내 금융기관의 참여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다자개발은행과의 사업은 매우 빈곤한 수준, 즉 사업 경험과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2014년 기준 세계은행 주도 사업에 1.22%, 아시아개발은행 사업에 0.77%로 매운 낮은 수준인데, 이는 다자개발은행과의 사업경험과 정보 부족에서 비롯되었다. 예를 들어, 수익성 있고 채무상환 전망이 확실한 사업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공사시간이 장기이고, 또 관료주의가 작동하기에 민간기업 독자적으로 다자개발은행 사업진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는 민관협력 강화(정부-금융기관-기업 참여하는 민관협동 협력체제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 기업과 컨소시움 구성해 진출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Q. AIIB 출범, 글로벌 경제 돌파구될까?

A. ‘아시아’ 발 글로벌 인프라 투자붐이 예상된다. 아시아 인프라 건설 투자에 대한 경쟁이 전개될 것이다. 즉 AIIB 출범에 따라 중국에게 주도권 빼앗길 것을 우려하는 일본의 경우 아시아지역 인프라 투자에 대한 현재 투자금보다 30% 증가한 1,100억 달러를 향후 5년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세계은행도 인도네시아의 기본 인프라 구축에 향후 3~4년간 110억 달러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유럽연합도 3,150억 유로 규모의 유럽전략투자펀드(EFSI)를 설립해 향후 4년간 인프라 분야에 집중 투자 계획했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by 매일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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