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어제 장 정리
어제 코스피시장은 전주말 미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한 가운데 약보합세로 출발했다. 장 시작후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 매도로 시장은 한 때 전저점인 1,805선 부근까지 밀렸다.
그 후 개인과 기관의 저점매수로 공방을 벌이면서 1,819선까지 반등하였지만 2시경 중국인민은행이 최근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금융시장 사태에 대한 해결 의지가 결여된 성명을 발표했다는 소식과 일본과 체결했던 통화스왑 잔여분 30억 달러가 해지됐다는 뉴스로 환율이 1,160원을 돌파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무너졌고 여기에 개인들의 손절매와 일부 보험사의 펀드해지 물량이 나오면서 시장은 1,800선을 지키지 못하고 전일대비 23포인트 하락한 1,799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어제 외국인들은 현물 매도는 이어갔지만 21일 대비 축소된 모습이었고 선물은 이틀째 순매수 확대, 옵션시장에서는 상방 포지션을 구축하여 버냉키 쇼크에 따른 시장 하락 압력이 누그러지는 듯 했으나 인민은행의 강경한 대응과 환율상승으로 시장 하락요인에 환율과 중국 리스크까지 더해지는 상황으로 확산되었다.
어제 중국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의 최근 금융시장 사태에 대한 완화적 조치를 기대했지만 인민은행은 성명을 통해 은행권의 유동성은 적절한 수준이고 은행권은 유동성 리스크를 통제해야 한다고 하여, 시장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패닉상황을 불러왔다. 어제 시장 결과는 대내외 여건의 추가적 악화로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800선이 무너지며 시장은 당분간 리스크 진정이 아닌 확산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 심리적 지지선인 1800선이 붕괴됐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심리적으로 기댈 곳이 없어졌으니, 앞으로는 더 패닉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닌가?
1,800선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기는 했지만 1,800선이 지켜지기에는 최근 대내외 상황에 불확실성이 증폭되어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한 이유로 어제 제가 1,800선 붕괴 여부는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지금 국면은 심리가 가격을 결정하는 국면이다. 합리적인 분석이나 근거보다는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가 더 힘을 발휘하는데 이럴 때 일수록 더욱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과거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시스템 리스크가 아닌 상황에서 코스피지수가 10% 이상 하락한 경우는 저점 매수의 기회인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지금 국면이 대한민국에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가를 먼저 따져 봐야 한다. 시스템 리스크라고 하면 국가부도 사태나 외환위기를 들 수 있는데 현재 한국의 여건은 그것과는 거리가 있다.3,000억 달러 이상의 외환보유, 안정적인 경상수지 흑자 행진, 통제범위에 있는 은행권 예대비율을 보면 시스템 리스크를 거론하기엔 과도한 우려라고 밖에 볼 수 없다.여기에 2차 양적완화 이후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 등과 같은 외국인의 과잉투자도 없었다.
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의존과 중국 금융사태의 글로벌 확산이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이는 개혁정책에 따른 중국 정부의 의도가 개입된 것으로 시스템 리스크로까지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기술적으로는 추가 하락시 일차 1,750선을 지수 하단으로 상정해 볼 수 있지만, 심리가 결정하는 장세의 특징이 과도한 하락과 상승이므로 최악의 경우 1,700선 초반도 열려 있다고 보고 대응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현 시점에서는 과도한 우려나 공포보다는 시장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고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3 .외국인이 떠나고 있는 마당에 기관마저 이제 떠나기 시작한다면, 주가는 더 곤두박질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는가? 기관의 움직임, 전망까지 해본다면?.
어제 장에서 일부 보험사의 펀드 해지가 로스컷 성격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종목별 로스컷은 항상 벌어지는 일인데 최근 상황이 어려우니 확대해석해서 두려움을 갖는 것으로 본다. 외국인 매도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비중 축소이거나 위험 관리다. 양적완화 축소로 신
흥국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이 예상된다면 이익 확정이나 손실 회피를 위해서 보유자산을 매각하거나 비중을 축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기관도 지수가 추가 하락한다면 환매 요구 대응이나 자기자본 위험관리 측면에서 보유 자산 매각이나 비중 축소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기관의 매도도 어느 수준에 이르면 더 이상 늘어날 수 없다. 자산 매각이나 비중축소도 규모의 문제이지 보유자산 전부를 매도하거나 펀드 청산이 아닌 경우 펀드 전체를 매도하지는 않다.
여건 악화나 상황 변화에 따라 기관의 로스컷이 더 나올 수 있지만 언제라도 상황이 변화하면 기관은 다시 매수로 돌아선다. 언제나 그랬듯이 주가는 두려움 속에서 다시 저점을 확인하고 의심과 함께 상승으로 돌아서서 주가 급락시의 공포를 잊게 만들 것으로 본다.
지금은 조급하게 저점을 잡으려 하다 손실을 확대시키거나 패닉에 빠져 시장 움직임을 내팽겨 칠 때가 아니라 냉철하게 끈기를 가지고 시간과의 싸움에 집중할 때다.
4. 현재 시점에서 투자전략은 두 가지로 나뉠 것 같다.추격 매도에 나서거나 아니면 저평가된 주식을 사자! 이런 생각으로 나뉠 것 같은데.. 어떻게 보는가?
지금 시점에서 투자전략을 세우기는 어렵지만 세운다면 반등시 매도를 통한 현금화와 관망이다. 지금 시점이 바닥이라면 상승의 첫 계단이니 급하게 사지 않아도 얼마든지 매수 기회는 있는 것이고, 하락이 진행 중이라면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무분별한 비관론과 추가 하락 공포로 투매에 휩쓸릴 필요도 경계해야겠지만 매수 기회가 왔다고 성급하게 판단해서도 안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주가가 급락해 실적 모멘텀과 저평가 메리트가 있는 IT와 자동차들이 유리해 보이기는 합니다만 성급한 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확신을 가지고 저가 매수에 가담하고 싶다면 저점을 정확히 잡기 어려우므로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것은 고려해 볼 수 있다.
5.오늘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는 ?
오늘 장에서 눈여겨 봐야 할 포인트는 환율과 외국인 선물 순매수 유지 여부 그리고 중국 사태다. 외국인이 이탈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지표가 환율인데. 2,010년 이후 환율 흐름을 보면 평균환율이 1,126원이다. 여기에 변동성을 부여하면 +1표준편차 1,163원 +2표준편차 1,200원입니다. 따라서 환율이 1,1160원선을 벗어나면 시장의 하락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선물은 외국인이 이틀 순매수를 보였지만 시장 방향성을 판단하기에는 부족해 추가적인 순매수가 필요하지만 최소한 순매수를 유지해 준다면 옵션포지션과 함께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금융사태는 투자심리 뿐만 아니라 확산 내용에 따라 파장이 커질수 있어 우려가 크지만 중국 경제의 특수성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과 같은 하락 국면에서는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 만큼이나 손실 만회에 대한 조급함이 투자자에게는 리스크이다.
따라서 시장에 대한 가치 판단이나 자신의 의지 보다는 시장을 좀 더 정확히 보려는 노력이 가장 필요한 투자전략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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