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M머니 출발증권시장 (오전 8시~10시)
■ 진행 : 김나래 앵커

첫 번째 키워드는 '예고 없는 초고속'이다. 연준은 1994년 7차례에 걸쳐 3.0%에서 6.0%로 인상, 불과 1년 만에 기준금리를 3% 포인트나 올렸다.

긴축에 대한 사전 신호를 주지 않고 불시에 인상을 단행한데다가, 한차례에 최대 0.75% 포인트씩 올린 인상 속도는 대단했다.

시장은 무방비 상태로 금리 인상의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됐고, '1994년 채권시장 대학살'로 불리는 미국 채권시장의 폭락 사태가 빚어졌다.

훨씬 더 큰 충격파가 닥친 곳은 멕시코 등 중남미 신흥국들로, 미국의 유동성이 멕시코 등 중남미에 유입돼 주식시장 호황을 가져왔다.

5년 동안 멕시코 주가는 약 30배 가까이, 아르헨티나 주가는 약 20배 이상 폭등했는데, 결국 멕시코는 '테킬라 위기'로 잘 알려진 외환위기를 맞아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가 됐고, 이러한 위기는 중남미 전역으로 퍼져 각국이 경제 위기를 겪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준비된 인상'이다. 2004년의 긴축 사례는 1994년과는 대조적다.

연준은 2년 동안 기준금리를 1.0%에서 5.25%로 끌어올렸고, 잘못을 뉘우친 그린스펀 의장은 사전에 신호를 준 데다가 인상 속도도 2년의 기간을 두고 한 번에 0.25%(25bp) 포인트씩 17차례로 나눠 시장에 주는 충격을 줄였다.

이처럼 시장에 대비할 시간을 주고 조심스럽게 접근한 결과, 각국 주가는 인상 3∼5개월 전부터 인상 전망을 반영해 조정을 받다가 금리를 인상한 직후에는 상승세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였다.

금리 인상의 여파를 잘 흡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성장세가 지속됐었고, 유럽도 시차를 두고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로 성장이 견고했다.

연준이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 금리 인상으로 돌아섰고 기준 금리를 대폭 인상한 것은 공통적이지만, 신흥국 등 세계 경제에 미친 영향은 매우 달랐다.

세 번째 키워드는 '2013 버냉키쇼크'이다. 향후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기조는 1994년과 2004년 중 어느 쪽에 가깝게 될까?

우선 긍정적인 요인은 연준이 시장에 대비할 시간을 2004년보다도 더 많이 주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가 전망대로 간다면 올 연말부터 양적완화를 줄이기 시작해 내년 중반에는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소한 향후 1년간은 양적완화의 강도는 낮추더라도 완화 기조는 이어간다는 것이고, 본격적 긴축인 금리 인상에 대해 버냉키는 "먼 미래의 일"이며 2015년 이후에나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2004년과 비슷한 상황이나, 현 상황은 2004년식의 낙관적 시나리오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미국, 유럽, 중국의 경기가 확신을 주기에는 부족한데다가 그간 세계적 양적완화 기조 아래서 신흥국들의 부채가 급속히 늘어난 것은 최대의 위험요소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중국, 멕시코, 인도 등이 금융 불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1997년과 2008년 비교하면 외채 규모는 작고 외화보유액은 늘었으며 경상수지도 확실한 흑자 기조라는 부분은 긍정적인 변화이다.

마지막 키워드는 '버냉키 처지'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버냉키 의장이 굉장히 예정보다 오랫동안 일을 해왔다고 얘기하면서 버냉키 의장의 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데, 1970년 이후 FRB 의장은 다섯 번 교체되어, 이번이 여섯 번째가 되는 셈이다.

이렇게 보면 지난 40년간 FRB 의장 교체기에는 예외 없이 교체 이전부터 긴축 정책이 취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번 교체기는 금리 인상은 사실상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금융 완화정책을 축소하기 위한 정책이 일부 시행될 가능성은 있다.

긴축 정책은 FRB 의장이 교체된 후에도 일정 기간 계속됐다는 공식도 있다.

또 주식시장은 취임 후 한두 달 간 소폭 상승하다 이후 단기에 10~15% 정도 떨어졌고, 2~6개월 사이에 전고점에 도달하는 재상승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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