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석연휴 아직 끝나지 않으신 분들도 계시고, 바로 출근하신 분들도 계실텐데요. 징검다리 연휴에 증시도 쉬고 있는 분위깁니다. 경제전반도 좋지 못한 상황인데요.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이나연 기자, 저축은행 건전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고요?
기자: 저축은행의 적자가 1년새 3배로 늘었습니다.
11곳은 자기자본을 모두 날렸고, 10곳은 건전성이 심각하게 훼손됐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92개 저축은행은 2011 회계연도에 1조1622억원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올해 신설 법인을 제외한 86개 저축은행의 2010 회계연도 적자는 4014억원였는데, 1년 만에 약 2.9배로 커진 것이죠.
모회사의 영업정지로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는 진흥ㆍ경기ㆍ영남과 토마토2 등의 적자가 비교적 많이 늘었습니다.
서울, 더블유, 현대스위스2, 유니온, 인성, 세종, 아주 등 27곳은 2년 연속 적자에 허덕였습니다.
대형 계열사 중에는 현대스위스 계열이 1ㆍ2ㆍ3저축은행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해 큰 손실을 냈습니다.
더블유, 솔브레인, 대원, 삼일, 유니온, 신라, 골든브릿지, 세종 등 11곳은 자기자본을 모두 까먹고도 모자라 자본이 완전히 잠식됐습니다.
이 가운데 더블유, 신라, 세종저축은행은 대주주가 긴급히 자금을 수혈했거나 자산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개선됐습니다.
그러나 13곳은 BIS 비율이 마이너스 상태로 추락했거나 당국의 감독기준인 5%에 못 미쳤습니다.
또 22곳은 BIS 비율이 5%를 간신히 넘겨 부실화 가능성이 남았습니다.
이렇게 저축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된 이유, 바로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부실때문이었습니다.
앵커: 이때문에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면서요?
기자: 고정이하 여신이란 채권을 회수할 수 없거나 손실이 불가피한 대출을 말합니다.
이 비율이 상승한 것은 그만큼 대출 부실이 늘었다는 뜻인데요.
각 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단순 평균하면 2010 회계연도 17.4%에서 2011 회계연도 20%로 올랐습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30%를 넘는 저축은행은 지난해보다 12곳 늘었습니다.
내수경기 부진 등으로 영업이 위축되면서 저축은행 자산 규모도 줄었는데요.
저축은행의 평균 자산 규모는 5648억원에서 5533억원으로 작아졌습니다.
금감원은 이번에 집계된 저축은행의 연간 실적을 바탕으로 후속 조치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앵커: 저축은행 업계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것뿐만 아니라 중견 건설업체들도 부도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건설업계 전체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러다 대형 건설업체만 남고 중견ㆍ중소업체들이 고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극동건설까지 포함해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건설기업 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회사는 모두 21개사에 이릅니다.
시공능력 평가 기준으로 가장 순위가 높은 회사는 16위인
금호산업이며
벽산건설과
풍림산업 등 20∼30위권 회사가 6곳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처럼 구조조정이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데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경기 침체의 장기화 때문인데요.
상위권 대형 건설업체들은 플랜트와 수처리 시설 등 첨단 고부가가치 건설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데다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해 국내 시장의 부진을 만회하는 실정이지만 중견 기업들은 사업 비중이 대부분 주택 부문에 쏠려 있어 주택 경기 침체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때문에 증권가에서는 건설업종의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의미있는 실적 개선은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건설주가는 오늘도 하락하고 있고요. 지난 한주간 3.87% 빠졌는데요.
외형성장은 가능하지만 수익성 개선은 아직까지 힘들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다만 대형 건설업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입니다.
중동시장이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동남아, 중남미로 시장 확대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합니다.
앵커: 건설업계는 물론이고, 기업계 전반에도 긴장감이 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시장에 영향을 미쳐왔던 웅진 말고도 두 곳의 대기업이 금융감독원의 재무상태 평가를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기업들은 다음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재무건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습니다.
쌍용건설은 임원 50%, 직원 30%를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환기업은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들도 마찬가집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기업 회생 차원에서 연구개발과 디자인 부문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해 전 직원의 14%에 달하는 800명의 신청을 받았습니다.
한국지엠도 지난 6~7월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으며 130여 명이 지원해 차례로 퇴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CJ그룹은 지난달 10일에는 밀가루 공장과 택배물류센터 등을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팔아 약 1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요.
STX그룹은 계열사 지분 매각과 계열사간 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동부그룹도 주요 계열사별 선제적 재무활동과 함께 구조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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