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엔화값이 150엔대에서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 과도한 엔저에 대한 경계감이 강한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당국의 개입이 엔저 흐름을 잠시 완화시키기도 했지만 미·일 금리차로 인한 기조적인 엔저 추세를 반전시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은 한때 153엔 초반까지 급등했다.

이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오후 2시만 해도 157엔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던 달러당 엔화값은 오후 4시께 4엔가량 치솟으며 153엔 초반까지 상승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에 의한 엔 매수 개입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29일에도 5조엔가량을 엔화 방어를 위해 사용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 개입이 맞다면 올해 들어 두 번째 외환 시장 개입인 셈이다.

153엔대까지 급등했던 달러당 엔화값은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도쿄외환시장에서 155.30엔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개입 여부와 관련해 이날 일본 재무성 관계자는 "시세변동에 코멘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대규모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횟수는 8번밖에 남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9일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규모는 5조엔으로 추정된다.


현재 일본 정부의 외환보유액은 3월 말 기준으로 1조2900억달러(약 200조엔)이다.

이 가운데 일본 정부 보유 외화예금인 1550억달러와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증권 1720억달러를 합쳐 3000억달러(약 47조엔) 안팎이 외환시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실탄으로 분석된다.

닛케이는 "시장 개입 한 번에 5조엔가량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약 47조엔의 실탄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숫자는 4월 시장 개입을 제외하면 8번"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개입 타이밍 선정에도 일본 정부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달 29일 시장 개입 때에는 일본이 공휴일이라 외환시장 참가자가 적은 상황을 노렸다.


실제로 2022년 9~10월 세 차례에 걸친 엔화 시장 개입은 각각 오후 5시, 오후 11시, 오전 8시 등으로 시장 참가자가 많은 도쿄시장의 주요한 거래 시간대는 피하고 있다.


엔화 변동성이 높아지며 원화 역시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6.1원 오른 1375.9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은 간밤 약달러를 반영하며 강세로 출발해 1378.2원에 개장했지만 장 초반 약세로 반전해 1382.3원까지 내렸고 오후 들어서는 다시 반등해 1370원 중반대로 올랐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역외시장에서 원화값이 1389원까지 내렸던 점을 감안하면 FOMC 영향으로 10원가량 출렁인 셈"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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