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이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최근 제기되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하강 속도가 더디지만 더 이상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고, 금리 인하를 위한 조건도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확대하면서 확실한 긴축 완화 시그널을 보냈다.

다만 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는 시장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날 연준은 FOMC 정례회의 결과 기존 5.25~5.5%이던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여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날 파월 의장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보다 시장에서 가장 우려했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는 점이다.

그는 "다음번 연준의 정책금리 변화 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unlikely)"며 "얼마나 오랫동안 (현 금리를) 유지할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 금리 인하는 물론 인상 가능성까지 테이블 위에 열어둔다는 원론적인 발언을 반복해 왔지만 인상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월 의장의 변신은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연준의 이중 책무인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중 물가 안정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최대 고용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지만 결국 하락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말이다.

아울러 고용 둔화, 즉 경기 침체 시 연준이 금리 인하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의 요건으로 지금까지 물가 목표 2%만을 내세웠지만 처음으로 고용시장 둔화를 추가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예상과 달리 둔화하면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노동시장이 소수점 한 자리 수준의 변화가 아닌 상당히 유의미한 둔화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발표한 양적긴축(QT) 속도 조절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연준은 6월부터 월 최대 국채 상환 규모를 기존 6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낮추기로 해 월가의 예상인 300억달러보다 더 줄었다.

시장 유동성 흡수를 줄이겠다는 것으로, 채권 금리 상승 압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뉴욕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05%포인트 하락한 4.628%에 거래를 마쳤고,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0.07%포인트 하락한 4.960%에 마감해 5% 선 아래로 내려갔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오후 106.490을 찍으며 지난달 중순 이후 최고를 기록했지만, FOMC 결과 발표 이후 한때 105.435까지 내려갔다.


다만 파월 의장이 고금리 장기화를 함께 시사하면서 시장에는 부담이라는 반응이다.

이날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33%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50% 내외로, 11월과 12월은 각각 66.4%와 약 80%로 보고 있다.

올해 금리 인하 횟수는 11~12월 중 한 차례가 유력하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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