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줄 알아라” 대법관에 맹비난…법원 명령 거부한 머스크, 무슨 일

브라질 법원, 혐오표현·가짜뉴스 이유로
‘엑스 계정’ 삭제 명령하자 머스크, 반발
판사에 “뻔뻔한 대법관은 탄핵돼야” 비난

일론 머스크와 X 로고. [사진 제공=AF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인수한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엑스’에서 혐오 표현·가짜뉴스 전파를 이유로 브라질 법원이 요구한 계정 차단 명령을 거부하고, 판사를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난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증오·혐오 표현과 허위 정보를 전파한 것으로 의심되는 ‘엑스 계정’을 삭제하라는 브라질 대법원의 명령을 거부했다.

앞서 6일 머스크는 게시글을 통해 “우리는 모든 계정 제재 조치를 해제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우리는 브라질에서 모든 매출을 잃고 현지 사무실을 폐쇄해야 할 수도 있지만, 이윤보다 원칙(표현의 자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7일 머스크는 엑스 게시글을 통해 “곧 브라질 법원이 엑스에 요구하는 모든 것을 게시할 예정이고, 알렉상드르 드 모라에스 대법관의 명령이 어떻게 브라질 법을 위배하는지 확인하라”며 “이 판사는 뻔뻔스럽게도 브라질 헌법과 국민을 반복적으로 배신했다.

그는 사임하거나 탄핵당해야 한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맹비난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엑스 일부 계정을 삭제하라고 명령한 알렉상드르 드 모라에스 브라질 대법관을 비판하는 엑스 게시글을 올렸다. [출처=엑스]

WSJ에 따르면 엑스는 브라질 대법원이 지적한 문제의 계정들에 대한 차단이 해제됐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브라질 대법원은 머스크의 게시글에 대해 WSJ에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BBC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국가의 법을 뛰어넘을 수 없다”며 “우리 국민이 감옥에 가거나 법을 준수하는 것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우리는 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하며 엑스가 일반적으로 현지 국가의 법률 준수를 위해서만 계정 조치 등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 스스로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라고 소개하는 머스크는 지난 2022년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지 몇 주 만에 콘텐츠 및 계정 제한과 관련된 트위터 인프라 대부분을 해체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엑스 일부 계정을 삭제하라고 명령한 알렉상드르 드 모라에스 브라질 대법관을 영화 ‘스타워즈’의 악역 ‘다스베이더’와 같다고 비판하는 엑스 게시. [출처=엑스]

WSJ에 따르면 브라질 법원 명령을 무시한 머스크의 결정은 지난 주말 사이 브라질의 정치인, 유명인사들로부터 상반된 반응을 받았다.

보수 성향 카를로스 조르디 브라질 상원의원은 엑스 게시글을 통해 “머스크는 브라질 상원의원들보다 더 큰 용기를 갖고 민주주의를 옹호했다고” 칭찬했다.

반면, 좌파 성향 브라질 노동당 당수 글레이시 호프만은 머스크를 겨냥해 “극우파를 선동한다”며 “미국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모욕적인 발언은 브라질 주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엑스를 통해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