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두산그룹이 주력계열사
두산중공업 살리기에 3조원을 베팅하기로 했습니다.
자산매각, 유상증자에 그룹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금을 쏟아붓겠다는 것인데요.
일단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도 두산그룹의 자구안에 8천억원 추가 지원으로 화답했습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선 현 정부의 탈원전정책의 최대 피해자로 빈껍데기만 남은
두산중공업을 살리는데 6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하는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밑 빠진 독'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두산그룹의
두산중공업 살리기 방안에 대해 이유진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 기자 】
두산그룹이 발표한 자구안에는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오너일가 사재출연 등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3조 원의 유동성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번에도 매각 대상이나 시기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와 사업 재편, ㈜두산의 자산매각을 통한 유상증자라는 큰 틀을 공개했습니다.
두산그룹 대주주의 경우,
두산중공업에 대한 출자를 진행하고 배당과 상여금을 받지 않고 급여도 대폭 반납하기로 하면서 오너가의 희생도 어느 정도는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그동안 주장해 온 구조조정 원칙에 부합한다"는 평가와 함께 5월 초 8천억 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
- "일단 8천억 원을 추가로 지원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고요. 수출입은행이 4천 억, 산업은행이 4천 억 지원을 할 예정이고, 이 자금으로 다음 달
두산중공업 만기 돌아오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할 예정입니다."
두산중공업이 올해 갚아야 할 채권은 4조2천억 원 정도로, 이중 남은 시장성 차입금은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신주인수권부사채 5천억 원을 포함해 약 1조2천억 원입니다.
채권단이 다음 달 초 8천억 원을 추가 지원하면, 최근 지원한 1조6천억 원을 포함해 총 2조4천억 원을 두산에 수혈해주게 됩니다.
여기에 나머지 국내 은행 채권 1조2천억 원 중 일부를 갚기 위한 돈도 다음 달
두산중공업 실사 이후 추가 지원할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채권단의 유동성 공급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까진 여전히 가시밭길이 예상됩니다.
두산중공업의 사업구조 재편계획에 반영된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들이 아직 투자단계에 머물렀을 뿐 매출로 반영되기까진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알짜계열사의 매각가를 시장 예상가보다 높은 가격인 1조 원대로 책정하면서 매각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매각을 두고 사모펀드 스카이
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협상에 나섰지만 매각가 6천 억 원대와 8천억 원 사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최종 거래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채권단은 시장조달 기능 회복이 어려울 경우 추가 지원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두산중공업이 회생에 성공하기 전까진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이유진입니다.
영상편집 : 박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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