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빨기' 과제 내고 "속옷 예쁘다" 칭찬한 초등 1학년 담임, 업무 배제

울산시교육청 청사 전경 = 울산시교육청 제공

울산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학부모들이 가입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 학기 인사를 올리고 과제를 내주는 과정에서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7일 오전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 정상인가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시됐습니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이 울산의 한 초등학교 신입생 학부모라고 소개하며 '이상한 점이 많은데,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SNS 캡쳐 사진 여러 장을 첨부했습니다.

이 게시물에 의하면 글쓴이 자녀의 담임교사 B(남)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등교 개학이 연기되자, 지난달 학부모들에게 SNS 단체대화방에 얼굴 사진과 간단한 자기 소개글을 올려달라고 했습니다.

이후 B씨는 학생들의 사진과 인사 글에 댓글을 달면서 '저는 눈웃음 매력적인 공주님들께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우리 반에 미인이 넘(너무) 많아요…남자 친구들 좋겠다', '매력적이고 섹시한 ○○' 등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에 따라 A씨는 B씨의 댓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국민신문고에 해당 내용을 신고했습니다.

울산강북교육지원청은 "B씨가 입학식도 하지 않은 신입생들을 위해 나름대로 뜻깊은 준비를 하면서, 사진을 보고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는 칭찬의 의미로 여러 가지 외모에 대한 표현의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자칫 성적 표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댓글을 달았는데, 앞으로는 외모나 신체적인 표현을 삼가고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B씨는 SNS를 통해 주말 효행 숙제로 '자기 팬티 빨기(세탁)'를 내주며 사진을 찍어 함께 올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과제를 내주는 이유로 "자신감과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이 조금 어려운 성공 경험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학부모들이 손으로 속옷을 세탁하는 자녀 사진을 올리자 B씨는 '공주님 수줍게 클리어', '이쁜 속옷, 부끄부끄', '분홍색 속옷. 이뻐여(예뻐요)' 등의 댓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A씨는 '교육청에 신고해서 반성한다는 답변도 받았는데, 댓글을 전혀 지우지도 않더니 또 이러길래(부적절한 과제를 내주기에) 글을 올렸다'고 이러한 내용을 게시물에 포함했습니다.

이후 게시글에 관심이 집중되자 A씨는 일부 학부모 항의를 받아 SNS 캡처 사진은 삭제한 상태입니다.

일각에서는 애초 문제가 불거졌을 때 울산교육청의 미흡한 대응이 속옷 빨래 과제 등 2차 피해를 부른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교육청은 이후 "성희롱 의심 정황을 112에 신고했다"고 밝혔으며 B씨를 모든 업무에서 배제하고, 담임교사도 바꾸도록 조치했습니다.

[ 조문경 인턴기자 / sally3923@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