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논평
주주 반발에 인적분할 계획을 결국 철회한
파마리서치 주가가 연일 강세다.
분할 발표 후 주주 가치 훼손 우려에 주가가 급락했지만, 철회 후 회사가 제시한 주주 가치 확대 정책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만으로 실망한 주주 마음을 되돌리는 데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회를 전면 개편하고 과거 재무적투자자(FI)와 계약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논평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7월 9일
파마리서치 분할 계획 철회에 관한 논평을 냈다.
회사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글로벌 사업을 가속화하고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 포럼이 제시한 첫 번째 조치는 이사회 전면 개편이다.
현재 이사회 구성은 글로벌 헬스케어 업체로 도약을 이끌기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사회 9명 중 2명은 정상수
파마리서치 이사회 의장의 30대 자녀라는 점에서 이사로서 회사를 이끌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회사가 사내이사 수를 축소하고 글로벌 헬스케어와 브랜드·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지난해 10월
파마리서치가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탈과 맺은 제3자 유상증자 계약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CVC캐피탈이
파마리서치를 실사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분할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논의됐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10월 상환전환우선주(RCPS) 117만5647주를 CVC캐피탈에 발행해 2000억원을 조달했다.
현재
파마리서치 이사회 9명 중 2명이 CVC캐피탈 출신이다.
이 두 명의 이사가 지난 6월 일반주주에 불리한 분할 계획에 찬성표를 던진 점이 잘못된 의사결정이라는 주장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전에도
파마리서치는 이미 충분한 현금을 보유했고 안정적인 잉여현금흐름 창출도 예견된 상태였다”며 “굳이 10% 지분 희석과 두 명의 이사 자리를 내주는 계약을 CVC캐피탈과 체결한 배경이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연 10%의 추가 우군이 없었다면 이번 주주총회 특별결의 통과를 자신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파마리서치는 지난 7월 8일 인적분할 계획을 철회했다.
파마리서치는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우려, 주주 가치 훼손 가능성, 소통의 충분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며 “이를 신중히 받아들여 이번 결정을 재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6월 13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분할 계획 발표 후 하루에만 주가가 17% 하락하는 등 주주 반발이 거셌다.
이후 계획을 철회한 7월 8일 주가는 하루 사이 14%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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