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금융상품으로 전 세계에 투자할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해외에는 이미 이런 상품이 있고 최근 국내에서도 관련 상품이 등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보인 ‘타이거(TIGER) 토탈월드스탁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바로 그것. 하나의 ETF에 전 세계 주식시장 종목을 한번에 담는 상품은 국내 최초다.
운용전략은 명쾌하다.
‘전 세계 주식에 투자한다.
국가별 변동성을 고려해 배분한다’. 증시는 국가별, 연도별 변동성이 크다.
지난 2024~2026년 IMF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국가 단위 성장률 변화는 연도마다 크게 달랐다.
그러나 3년간 전 세계 성장률은 3.2~3.3%로 일관성을 보여왔다.
국가 수준을 넘어 글로벌 투자에 나서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ETF는 미국 ‘뱅가드 토탈월드스탁(Vanguard Total World Stock) ETF’가 대표적이다.
순자산규모는 62조 원대에 달한다.
앞서 말한 ‘타이거 토탈월드액티브’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래에셋이 벤치마킹한 ETF이기도 하다.
이 ETF는 48개 국가, 1만 개 주식으로 구성된 ‘FTSE Global All Cap Index’를 추종한다.
사실상 전 세계 투자 가능한 시장의 98%에 돈을 넣는다.
분산투자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물론 전 세계 대상 투자 ETF에서 미국의 위상은 압도적이다.
‘뱅가드 토탈월드스톡 ETF’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2%다.
일본(5.8%), 영국(3.5%), 중국(3.1%) 등이 뒤를 잇는데 격차가 크다.
상위 20개 가운데 18개가 미국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일 정도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너무 올랐다는 평가와 함께 다른 국가에도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와 맞물려 미국 투자에 지나치게 얽매이다 다른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주장도 커졌다.
더 높은 수익을 내는 동시에 위험을 줄일 국가를 찾는 식이다.
예를 들어 미국 증권시장이 역사적으로 장기 우상향 곡선을 그렸지만, 횡보 국면도 적지 않았다.
197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약달러 흐름에 미국 증시 성적이 좋지 못했다.
1970년대에는 일본이나 홍콩, 말레이시아가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인도, 러시아, 브라질, 중국 증시가 내달렸다.
최근 미국을 대체할 투자처로 급부상한 국가는 중국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해외주식 잔고가 지난 5월 다시 40조 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말 수준으로 회복했다.
특히 중국 투자가 늘었다.
미래에셋증권 고객의 올해 중국 주식 매수 금액은 1조 7,000억 원에 달했다.
이 중 순자산 1억 원 이상 고액자산가 그룹이 1조 원 가까운 금액을 매수했다.
중국이 주목받는 이유는 인공지능(AI) 기술이다.
중국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서 15%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전 세계 8%에 불과하다.
최근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서 정부 주도의 투자가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 4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는 등 상승무드를 탔다.
[Word 명순영 기자 Illust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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